국내 투자자, 11월 홍콩 상위 50개 종목서 542만달러 순매도
시위 장기화에 홍콩 금융시장 불안감 원인
미국 등 해외 주식 매수 규모는 사상 최대 

국내 투자자의 홍콩 주식 순매도 규모. / 그래프=이다인 다지이너 

홍콩 주식시장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계속되고 있다. 홍콩 시위 장기화에 따라 홍콩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은 영향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홍콩 역시 순매도 규모는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홍콩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공개된 홍콩 증시 매매 내역을 분석한 결과 국내 투자자의 거래 상위 50개 종목의 순매도 규모는 11월 들어 542만1175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의 순매도는 홍콩 시위가 시작된 지난 6월에도 920만8782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8월에는 4547만8271달러어치 순매도했고 10월에도 2562만1583달러 순매도했다.

홍콩 시위는 최근 들어 더 격화하는 분위기다. 시위 참가 대학생이 추락사를 당하고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 홍콩 정부가 경찰 인력을 충원한다며 ‘교도소 폭동 대응팀’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홍콩 시위는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홍콩 증시도 회복을 못 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2만7900.80까지 올랐던 홍콩 H지수는 이후 시위자의 추락사와 경찰의 실탄 발포 등 시위 격화 우려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13일에는 홍콩 H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61%포인트 떨어진 1만519.12를 기록했다. 11일에는 2.47%포인트나 떨어졌다. 

국내 투자자들은 홍콩 탈출 이후 다른 국가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 매수 규모가 커졌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지난 13일(현지시간)에 8482.10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엔 8514.8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완화 기조가 미국 증시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국내 투자자의 거래 상위 50개 종목 투자 내역을 보면 11월에만 국내 투자자는 이들 종목을 1억2692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10월 한 달 순매수(7953만9562달러) 규모를 뛰어넘었다. 미국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수도 커졌다. 11일 기준으로 해외 주식 매수금액은 184억4766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매수금액(170억7036만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홍콩시위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24일 예정된 구의회선거를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취소하게 되면 시위가 고조될 가능성이 있고 시위 격화에 따른 영향으로 홍콩거래소가 휴장을 선택할 경우 글로벌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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