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까지 연속 흑자 기록···수익구조 개선 기대감 높아
이커머스 누적적자 심화···11번가는 이벤트 통합으로 비용 낮춰
시장점유율 하락은 심각한 고민거리···한국판 아마존 비전도 불투명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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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업계 전반이 만성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는 가운데 11번가가 3분기까지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수익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1번가를 포함한 이커머스 업계는 그간 극심한 출혈경쟁으로 영업비용이 매출을 초과해 상품을 팔고도 마진을 남기지 못했다. 흑자전환을 위한 11번가의 사업전략 수정이 이커머스 업계의 경종을 울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각종 이벤트 통폐합으로 줄어든 외형은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11번가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올해 3분기 1405억원의 매출과 3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11번가는 1분기 43원, 2분기 4억원 등 올해 1~3분기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초 11번가는 올해를 흑자전환의 원년으로 삼았다. 11번가는 지난해 9월 신설법인으로 출범한 이후 손익개선을 위한 전략적인 노력들과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인 집행을 흑자구조를 3분기까지 이어나갔다.

11번가의 수익 개선은 ‘월간 십일절’의 인기가 큰 역할을 했다. 수시 이벤트를 매달 11일 진행하는 ‘월간 십일절’로 통합하고 할인 혜택을 강화했다. 소비자가 쇼핑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도록 200여개의 브랜드가 참여해 서비스 경쟁력도 높혔다. 지난 6월 십일절에는 하루 결제고객 수 60만명을 넘어 올해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1번가 측은 “ 쿠폰 중심의 가격 경쟁을 벗어나 고객에게 실리를 제공하는 등 쇼핑만족도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11번가의 흑자전환은 적자구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이커머스 업계에 경종을 울릴만 한다. 지난해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1조970억원, 1279억원, 390억원 등 적자가 지속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번가도 지난해 영업손실 678억원으로 올해 역시 적자가 예상됐지만 과감한 수익개선 노력으로 적자에서 탈피했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커머스도 얼마든지 흑자가 가능하다. 현재 온라인시장이 성장기에 있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업체 간 출혈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식의 영업이 멈추지 않는 이상 흑자전환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11번가에게 매출 감소는 심각한 고민거리다. 온라인 시장이 성장기에 있는 시점에서 시장점유율 축소는 향후 경쟁력을 아예 잃어버릴 가능성도 높다.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면 고객이 그만큼 떨어져 나갔다는 뜻이기 때문에 시도해볼 수 있는 마케팅도 자연스럽게 줄기 마련이다. 적자에 있는 이커머스들이 팔아도 남지 않는 장사를 하는 이유는 향후 온라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을 때를 대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시장에서 한참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 시기에 외형은 줄고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향후 시장이 더 커질 것을 대비해 시장점유율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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