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호텔 및 콘도 사업부문, 전체 매출의 4.2% 그쳐
여전히 95% 이상이 건설···주택매출이 상당수
자체공사 비중은 단기간에 대폭 늘며 디벨로퍼로서의 역량 뽐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큰 변화 여부 '촉각'

HDC현산의 올 상반기 매출에서 호텔, 리조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HDC현산의 올 상반기 매출에서 호텔, 리조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지난 수년간 비건설분야를 통한 사업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여전히 전체 사업 매출의 95% 이상은 건설부문에서 나고 있고 새롭게 뛰어든 호텔 및 콘도 등 신사업분야의 비중은 4%대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호텔, 리조트 사업과 연계해 관광사업 전반의 시너지를 내며 건설기업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색깔의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될지 눈여겨보고 있다.

13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HDC현산의 올 상반기 매출은 2조3768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건설부문에서 난 매출은 2조2623억 원으로 전체의 95.2% 수준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회사의 건설사업부문, PC(Precast Concrete,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공법) 사업부문, 호텔 및 콘도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했다. 즉 매출의 95% 이상이 건설사업부문의 성과이고, 나머지 매출의 4.8%에 해당하는 1144억 원이 PC사업과 호텔 및 콘도 사업부문의 결과다. PC사업이란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기본 골조를 공사현장이 아닌 공장에서 미리 블록처럼 조립해 현장에 적용하는 것으로, 이 역시 사실상 건설업의 부분으로 간주한다면 호텔 및 콘도사업부문이 매출에 미치는 존재감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지난 수년간 비건설 분야를 키우겠다는 접근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셈이다. 특히 호텔·리조트 부문은 지난 분기에 1463억 원에서 1144억 원으로 20%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호텔·리조트 매출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크하얏트 서울 ▲부산 해운대구 우동 파크하얏트 부산 ▲강원도 속초시 아이파크 콘도 ▲강원도 정선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로 총 네 곳의 영업성과를 적용한 것이다. 여기에 올 3분기부터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지난 8월 운영사인 한솔개발 경영권 인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안다즈호텔의 매출도 추가된다는 게 회사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유통(면세점 사업), 악기제조(영창피아노), 부동산 리서치(부동산114) 등은 지주사인 HDC그룹의 매출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호텔·리조트 사업의 성과는 미미하지만 HDC현산이 건설 분야에서 도급제를 탈피해 디벨로퍼로서 성장하겠다는 꿈에는 상당히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분할 직후인 지난해 5월 1일부터 12월에 해당하는 1기에는 자체공사 비중이 전체의 10.6%로 3033억 원에 그쳤지만, 올 상반기에는 7491억 원까지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31.5%까지 끌어올렸다.

그간의 미미한 비건설 분야 성과, 디벨로퍼로서의 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기업 사업모델과 손익구조를 단번에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수시) 부동산개발업을 사업 모델로 하는 HDC현산에 대한 실적 추정과 밸류에이션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게 됐다”며 “자산 11조원, 부채 9조6000억 원의 아시아나항공을 연결재무제표로 포함하는 복합기업으로 거듭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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