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면세점 사업장 넘겨받은 현대백화점면세점 "2년 간은 계획된 적자···규모의 경제 이룰 것" 목표
명품 브랜드 얼마나 유치할 수 있을지 주목···비교적 작은 사업장 규모는 단점으로 지목되기도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두타면세점 사업장을 취득하게 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기존 사업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두타면세점은 그간 신규 사업자의 약점인 낮은 브랜드 파워와 명품 브랜드를 품기에는 비좁은 매장이 한계로 꼽혀온 바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두타면세점 자리를 연간 100억원에 5년간 임차하고 두타면세점의 인테리어 등도 인수한다고 12일 공시했다. 이로써 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내면세점 사업자 입찰에 참여해 이곳 두타 면세점 자리를 자사 면세점으로 꾸며 영업을 시작하겠단 복안이다. 

지난해 11월 첫 매장을 연 현대백면세점은 여전히 강남 코엑스에 접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단일 점포를 운영중이다. 여타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 신라면세점이 복수의 시내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현대백화점이 수백억원 규모의 누적 적자에도 두타면세점 자리를 확보하려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 실현에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번 협약을 통해 외구인 관광객이 주로 몰리는 강북으로의 사업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두타면세점 사업장 취득은 수익성과 영업력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과감한 투자를 통해 사업 크기를 키우겠단 뜻이다.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매출은 늘지만 영업손실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700억원, 올해 1분기 1569억원, 2분기 1940억원, 3분기 2108억원으로 점차 늘고 있다. 반면 올해 누적 적자 규모는 601억원에 달한다. 위안이 되는 부분은 영업손실의 규모가 점차 줄고 있다는 데 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지난해 4분기 256억원, 올해 1분기 236억원, 2분기 194억원, 3분기 171억원으로 감소 중이다. 

이렇게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도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규모의 경제에 매달리는 이유는 면세점 사업이 결국 '브랜드 파워'에 달렸기 때문이다. 면세점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느냐에 있다. 면세점 규모가 작으면 소비자를 끌어들일 주요 브랜드들을 유치할 수 없고, 이는 결국 장기적으로 수익성 악화를 야기한다. 중소, 중견 면세점들이 계속해서 고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타면세점이 겪었던 부진도 이에 기반한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빅3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지 못한 것도 여타 면세점에 비해 낮았던 브랜드파워 탓이었다.

명품 유치뿐 아니라 원가 경쟁력 면에서도 '규모'는 중요하다. 규모가 큰 업체의 경우 대량의 상품을 주문해 저렴한 가격에 납품받을 수 있다. 즉 중국 보따리상들에게 송객수수료를 떼어주고도 이윤을 남길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기업 규모가 작으면 이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게 돼 보따리상에게 수수료를 떼어주고 나면 남는게 없어진다. 업계서는 이를 두타면세점이 매출은 늘어도 영업손실이 계속된 이유로 꼽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기를 쓰고 강북에 진출하며 몸집을 키우려는 까닭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2년간은 계획된 적자라고 보면 된다"면서 "초기 투자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두타면세점 사업장 공간 자체의 한계는 숙제로 지적된다.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하기에는 매장이 너무 낮고 좁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타면세점은 동대문이라는 위치는 좋지만, 사무실을 개조해 만든 곳인만큼 매장이 낮고 좁다"면서 "명품 브랜드들은 입점을 결정할 때 매장의 규모나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두타면세점 사업장은 이같은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도 말했다.

실제 두타면세점도 낮은 매장 높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장에 거울을 설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이같은 한계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깨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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