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양사 TV사업 영업이익률 전년 동기 대비 하락 전망
中 업계 저가 공세에 판촉 경쟁 심화···내년 회복도 안개속

/캡처=삼성전자 미국법인 홈페이지
/캡처=삼성전자 미국법인 홈페이지

 

삼성·LG전자의 TV사업 실적 전망은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등 IT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도 어둡다. 양사 모두 올 들어 위축된 TV 수요를 만회하기 위해 판촉 경쟁에 돌입했지만 마케팅비 증가로 사업 수익 하락폭만 키울 전망이다.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내년도 판매 경쟁으로 수익성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성수기가 실적 상승보다는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돌아오는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달 말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해 마케팅을 시작했다. 양사 미국법인은 온라인 홈페이지에 블랙프라이데이 전용 코너를 마련하며 제품 할인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미국 홈페이지 전면에 ‘QLED 4K TV의 최대 50% 할인’ 안내를 게시했다. 이번 판촉 정책에 따라 삼성 QLED 4K TV는 최소 300달러부터 최대 2000달러까지 할인을 실시한다. 특히 가장 큰 사이즈인 신형 82인치 QLED 4K TV의 경우 2000달러를 할인한 4499.99달러(약 522만원)에 판매 중이다.

LG전자 역시 미국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 4K TV, OLED TV, 나노셀 TV 등 전제품군에 걸쳐 판촉행사를 진행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특히 주력 제품인 OLED TV의 경우 최소 300달러부터 2000달러까지 유독 할인 폭이 커, 신형 77인치 4K OLED TV의 경우 2000달러가 할인된 6999.99달러(약 81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성수기’는 전자업계를 넘어 유통업계 공식이다. 양사 모두 올 상반기 TV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 판촉에 나섰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출혈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년과 달리 위축된 TV 수요에 판촉에 따른 영업비용이 예상되면서 양사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증권업계선 올 4분기 LG전자의 HE사업부문의 영업이익률이 전년 동기 수준인 5%도 못 미치는 4%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4분기 HE사업부의 매출은 5조원 가까이로 성장하면서 직전 분기 대비 25% 이상 증가하지만, 이와 함께 마케팅 비용이 가중되면서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30% 이상 감소한 2000억원 초반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HE사업부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면서 4분기 전망치는 기존보다 올려 잡았다"면서도 "그래도 작년과 같은 수준의 수익성을 거두긴 어려워 4.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TV사업을 담당하는 VD사업부 역시 영업이익률 역시 직전 분기 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4분기 TV 판매량이 시장 성수기를 맞이하며 30% 후반대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판촉 경쟁에 열을 올리면서 삼성전자 역시 수익성을 다잡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는 올 4분기 VD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7%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VD사업부가 올 4분기 매출 매출 8조2930억원, 영업익 5220억원을 내면서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하락한 6.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BK투자증권 역시 올 4분기 삼성전자가 판촉 경쟁 영향으로 VD사업부 매출액이 직전 분기(6조2570억원) 대비 17% 늘지만,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3440억원) 대비 14.9%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 시장에선 중국 업계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중국 TCL, 하이센스 등 주요 제조사들은 저가 제품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혀가는 까닭이다. 이날 미국 가전 쇼핑 사이트 베스트바이에서 TCL의 75인치 4K TV 6시리즈 제품은 기존 대비 200달러 할인된 699.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75인치 QLED 4K TV를 500달러 할인해 판매 중이지만 1499.99달러다. 제품 품질 차이가 있지만 가격은 더욱 현저하게 차이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거실에 놓는 TV는 프리미엄 제품을 쓰지만 각 방에 들여놓는 세컨 TV로는 중국 저가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 들어 쪼그라든 TV 수요가 내년 도쿄올림픽, 유로컵 등 스포츠 이벤트 호재로 다시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는 입장이다. 그러나 내년도 판촉 경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극적인 반등이 어렵다는 시각이 짙다. 

최 연구원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해 반등이 있었지만 TV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함에 따라 시장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도쿄 올림픽이 있는 내년 성장이 예상되지만 극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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