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8월 6만원대에서 11월 5만원대로 떨어져
일일 금 거래대금도 3개월 사이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
코스피는 2200선 돌파 앞둬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 사진=연합뉴스

금·채권 등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두 안전자산의 가격이 떨어지고 증시 강세에 따라 주식 투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시장에서는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지고 주식형 펀드로 몰리는 분위기다. 미·중 무역전쟁 해소 기대감 등으로 증시가 회복하면서 안전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금 현물시장에서 금가격은 5만4830원을 기록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이슈가 컸던 지난 8월 코스피에서 1900선이 무너지자 금값은 반대로 8월26일 6만189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10월 들어 금값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11월 들어선 8월에 비해 11% 이상 떨어진 상황이다. 

금가격이 5만40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8월1일 이후 처음이다. 금가격은 지난해 말 4만4400원대에서 8월 6만원대를 돌파했고 이후 계속 5만원 후반대를 유지했다. 

가격 하락과 함께 일일 거래대금도 크게 줄어들었다. 금 거래대금은 지난 8월6일 145억원3700만원까지 늘어나며 강한 투자심리를 나타냈지만 11월 들어선 이 거래대금이 대폭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 11일 금 거래대금은 19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8월6일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채권 금리는 최근 들어 오르고 있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한다. 그만큼 안전자산으로 꼽혔던 채권을 찾는 투자자들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8월19일 최저 수준인 1.93%를 기록했지만, 9월 이후 증시가 회복하면서 지난 8일 1.518%까지 오른 상황이다.

펀드 시장에서도 채권보다는 주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81조220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1조4486억원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121조7931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액은 주식형 펀드의 절반 수준인 5870억원에 그쳤다. 

금 가격 및 거래량 추이. / 차트=한국거래소

이런 현상은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이슈가 증시에 충분히 반영되고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보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8월 이후 부진한 모습을 벗어나 최근 오름세를 유지 중이다. 

코스피는 8월6일 장중 1891.81을 기록하며 최저점을 찍은 후 9월 들어 회복하기 시작했다. 11월6일에 들어서 장중 2156.23을 기록하며 2100선에 안착한 모습이다. 코스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장중 8월6일 540.83까지 내려갔던 코스닥은 코스피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며 11월6일 673.86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올 연말을 기점으로 주식시장이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 외에도 중국·브라질·대만 등 신흥국 증시가 미·중 무역전쟁 완화와 저금리 환경 등의 영향으로 최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기저효과 덕에 내년 국내 증시도 상승 동력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이창환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글로벌 증시는 미·중 관세 부과 철회 합의 소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며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유럽의 자동차에 대해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 역시 유럽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국내 증시 또한 외국인이 3주 연속 순매수하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도 “국내 증시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 합의를 분기점으로 안도감과 기대감이 감도는 구간으로 전환에 나설 전망”이라며 “5월 미·중 무역협상 파행 직전 주가 레벨까지 회귀할 경우 연말 코스피 지수는 2250선까지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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