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아파트 예고됐지만 공급물량 축소 우려에 청약시장 유입 늘어날 듯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 르엘 대치 통합 견본주택에서 예비 청약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 르엘 대치 통합 견본주택에서 예비 청약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권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아파트 두 곳이 동시에 청약에 나서면서 청약결과에 시장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내년 4월 말 이후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 반값 아파트가 등장하게 된다. 이로 인해 예비청약자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의 청약물량 기대감에 한템포 시장 진입을 쉬어가면서 한산한 모습을 보일지, 공급축소 우려로 일단 청약시장에 진입하고 보자는 수요가 더 많을지 눈여겨보고 있다.

1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서초구 잠원동과 강남구 대치동에 각각 분양하는 르엘 신반포센트럴과 르엘 대치가 이날 동시에 1순위 해당지역 청약접수를 진행한다. 두 사업장은 지난 6일 정부가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지정 지역에 포함되지만 상한제 지정 전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입주자모집 공고를 신청했기 때문에 상한제 적용은 가까스로 피하게 됐다.

르엘 신반포센트럴은 반포우성을 재건축한 아파트다. 총 596가구 가운데 135가구(전용면적 59㎡, 84㎡)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르엘 신반포센트럴의 3.3㎡당 평균분양가는 각각 4891만 원으로 책정돼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15억∼16억 원대다. 인근에서 지난해 입주한 신반포자이 전용 84㎡는 26억~27억 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대치2지구의 다가구 등 주택을 허물고 신축 아파트를 짓는 르엘 대치는 273가구 중 31가구(전용 55·59·77㎡)를 일반분양한다. 3.3㎡당 분양가는 4750만 원으로 책정됐다. 르엘 대치 전용 59㎡의 분양가는 11억 원대다. 대치동 내에서 가장 신축으로 꼽히는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59㎡가 최근 21억 원에 매매계약이 성사된 것에 견주어보면 가격 경쟁력이 있는 편이다. 두 사업장 모두 분양가 상한제 적용은 받지 않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에 따라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물론 업계에서는 내년 4월 29일 이후 입주자를 모집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서울 27개 동 아파트의 경우 현재 HUG가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관리하는 분양가보다 10% 이상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집값이 최근 단기 급등한 상태라 시세와 비교하면 최대 절반가량 싼 반값 아파트 분양이 예고된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공급물량에 수요가 대거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각 건설사와 조합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에 사업을 중단하면서 공급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로 인해 지난 8일 서초동 롯데칠성부지에 문을 연 두 아파트의 합동 견본주택에는 예비청약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당초 롯데건설은 사전예약을 받고 하루 100팀에 한해서만 모델하우스 관람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사전예약을 하지 못한 관람객의 요청이 이어지자 추가로 하루 200팀을 입장시켰다.

실제 이 같은 이유로 반포경남·신반포3차 통합재건축 조합(원베일리)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시 일반분양 가격이 3.3㎡ 당 3000만원 중반대로 대폭 낮아진다는 우려에 따라, 일반분양 물량을 업체에 통매각하는 방침을 결정하고 이를 반대하는 지방자치단체와 행정소송까지 준비 중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공급물량 축소 우려, 시세대비 저렴한 분양가, 롯데건설에서 처음 내놓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화제성 등으로 수요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청약열기가 고조됨에 따라 서울에서 처음으로 청약 당첨 가점평균이 첫 70점을 넘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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