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가맹점 제휴보다 더 긴밀한 협력 가능
“PLCC 협업, 카드업계 새로운 트렌드···수익성 향상 기대”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카드업계가 핀테크사와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영업전략에 주력하고 있다.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및 대형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카드사에 새로운 활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최근 종합 핀테크 플랫폼인 토스와 제휴를 맺고 새로운 신용카드 출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연내 ‘토스 신용카드(가칭)’ 출시를 목표로 논의를 진행 중인 상태다.

하나카드와 토스가 협업해 내놓을 신용카드는 상업자 표시 전용카드(PLCC) 형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PLCC는 흔히 특정 가맹점의 혜택을 강조한 기존 신용카드와는 다른 개념으로 카드사와 제휴 기업이 함께 상품 비용을 부담하고 수익도 공유하는 카드다. 기존 가맹점 제휴보다 더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일반 제휴 상품은 기본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마일리지 적립, 포인트 제공, 할인 혜택 등 기본적인 부가서비스 혜택이 중심이었다면 PLCC 형태는 기본 부가서비스는 줄이고 제휴사와 관련된 혜택을 좀 더 강화해 제휴사의 특성을 좀 더 살린 것”이라며 “토스 신용카드와 관련해선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으나 어떤 방향으로 상품을 만들지 준비를 하기 위해 협의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이같은 PLCC 상품은 최근 카드업계와 핀테크사 제휴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신용카드업 진출 의사를 밝힌 카카오뱅크도 PLCC 방식의 신용카드를 내놓는 것으로 사업 방향을 잡고 협업할 카드사를 검토 중이다.

롯데카드 역시 지난달 네이버와 제휴해 PLCC 카드인 ‘네이버페이 플래티넘 롯데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카드를 사용하면 롯데의 엘포인트를 쌓아주는 대신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쌓아준다는 특징이 있다.

카드사들이 기존 가맹점과의 제휴에서 PLCC로 협업 형태를 바꾸는 데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및 영세·중소기업 환급액 이슈 등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카드업계에서 PLCC 상품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카드업계는 핀테크사의 과도한 현금성 이벤트 및 유사 수신 행위에도 금융당국의 마땅한 제재가 없자 규제 형평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대해선 ‘출혈마케팅’을 막겠다는 이유로 일회성 마케팅을 및 흑자카드 발급도 제한했지만 핀테크 업계에는 100% 캐시백 이벤트 등 퍼주기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별다른 제동을 걸지 않으면서다.

여전히 카드사의 불만은 존재하지만 당장은 수익원 다양화를 위해 핀테크사와 손을 잡겠다는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핀테크사를 통하면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하고 고객 유치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에 따르면 “PLCC 형태의 제휴는 일종의 트렌드”라며 “이전에는 카드 상품이 ‘소품종 대량화’의 형태였다면 최근엔 소비자들의 니즈(Needs)가 다양화되면서 타겟 마케팅 차원에서 제휴사 특성을 강조한 PLCC 상품을 내놓고 ‘다품종 소량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도 높이면서 수익성도 제고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사와의 PLCC 제휴와 관련해선 “어제의 경쟁관계가 오늘의 협력관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들의 개성과 요구가 뚜렷하고 다양해진 만큼 혜택도 다양화시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결제방식이 다양하고 서비스도 다양한 핀테크사와 협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