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융 넘어 일상으로···은행권, 생활플랫폼 경쟁 본격화
  • 이기욱 기자(gwlee@sisajournal-e.com)
  • 승인 2019.11.0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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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자체 개발 오픈API 구축···“다양한 생활 콘텐츠, 금융플랫폼에 입점”
KB국민은행, 통신 서비스 결합 ‘총력’···신한은행, 고객 취미 생활까지 지원
최근 각 시중은행들은 단순 금융서비스를 넘어서 생활밀착형 서비스들을 모바일 플랫폼에 결합시키고 있다./사진=신한쏠(SOL) 캡처 화면
최근 각 시중은행들은 단순 금융서비스를 넘어서 생활밀착형 서비스들을 모바일 플랫폼에 결합시키고 있다./사진=신한쏠(SOL) 캡처 화면

은행의 모바일 플랫폼이 금융서비스를 넘어서 일상 생활의 영역으로까지 진출하고 있다. 그동안 간편 조회, 이체 등 편리한 서비스들을 내세워 모바일 경쟁을 벌였던 주요 시중은행들은 최근 이종 산업과의 결합을 통한 서비스 차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오픈뱅킹 도입으로 플랫폼 무한 경쟁 시대가 시작된만큼 고객 확보 차원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는 향후 그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들은 여행이나 유통, 통신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6일 하나금융그룹은 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새로운 ‘오픈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번 오픈 API 플랫폼은 ICT전문 계열사 하나금융티아이가 자체 개발했으며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등이 참여했다.

하나금융은 이번 플랫폼 출시를 계기로 계열사 간의 협업을 강화하고 외부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예를들어 환전서비스와 여행 플랫폼을 연계해 여행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별도의 은행 방문이나 은행 앱 구동 없이 환전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외부의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기존의 금융플랫폼에 입점시켜 기능 위주의 금융서비스를 생활금융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의 금융 콘텐츠들은 대부분의 고객들이 조회나 이체 등 특정 목적만을 수행한 후 바로 플랫폼을 빠져 나오게 되는 ‘목적지향형’ 성격을 띄고 있으며 서비스 간의 두드러진 차별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은 지난달 30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운영사)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지 행장은 김 대표와 함께 고객 성향에 따라 주문 메뉴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금융서비스와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금융은 향후 헬스케어나 여행, 자동차 등과 같은 다양한 생활 밀접형 콘텐츠를 확보해 이들을 금융플랫폼 내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금융서비스와 통신서비스의 결합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일 국민은행은 자체 알뜰폰(가상이동통신망, MVNO) 서비스 ‘리브 엠(Liiv M)’을 오픈했다. 국민은행은 휴대폰이 곧 은행이 된 시대에 맞춰 ‘디바이스’와 ‘데이터’를 한번에 제공, 지금까지와는 다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열린 ‘리브 엠’ 론칭 행사에 참석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이기욱 기자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타 서울에서 열린 ‘리브 엠’ 론칭 행사에 참석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이기욱 기자

국민은행에 급여·연금 자동이체, 아파트 관리비 자동이체 등을 하는 고객은 통신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향후 국민은행은 고객들의 통신 데이터를 이용한 특화 서비스도 고객들에게 제공할 방침이며 증권·보험·카드 등도 통신 서비스와 결합해 리브 엠을 하나의 종합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국민은행 측 관계자는 “고객들은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며 “리브 엠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하루가 더 편안해지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생활 밀착서비스 강화에 한창이다. 신한쏠(SOL)을 통해 KBO리그 경기기록과 하이라이트 등을 볼 수 있는 야구플랫폼 ‘쏠(SOL)야구’를 새롭게 개편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다이소, 맘큐(유한킴벌리 쇼핑몰) 등과 쏠페이(SOL pay)를 결합시켜 고객의 쇼핑에도 편의와 혜택을 더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부터는 고객의 취미생활까지 지원하는 ‘쏠(SOL)클래스’도 시작했다. ▲CJ제일제당(쿠킹) ▲꾸까(플라워) ▲구스아일랜드(맥주) ▲송예진가죽공방(가죽공예) ▲와인나라(와인) ▲테라로사(커피) 등과의 제휴를 통해 고객들에게 여러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쏠 클래스는 신한 SOL앱 내에서 신청할 수 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3월 개편한 ‘위비뱅크’ 내에 오픈뱅킹 기능을 추가해 핀테크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6월에는 우리은행의 오픈API를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위비뱅크의 고객들은 증권추천(아톤), 금융사기 예방(데이터유니버스), 차량시세 및 보험료 조회(차봇) 등 서비스를 오픈뱅킹에서 이용할 수 있다. 향후 핀테크업체와의 제휴를 더욱 확대해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오픈뱅킹의 도입으로 주거래 고객의 개념이 모바일에서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며 “일종의 ‘무한경쟁’ 시대가 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각 은행들은 기존 모바일 플랫폼 고객들을 지키고 새로운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며 “이종 산업과의 결합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기욱 기자
금융투자부
이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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