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항공업 노하우 ‘애경’-막대한 자금력 앞세운 ‘현산’ 양강구도 압축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SI 확보 못했을 경우 적정 인수대상자 선정 힘들어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내걸린 아시아나항공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내걸린 아시아나항공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본입찰이 7일 오후 2시 마감됐다. 시장에선 예상대로의 결과라는 반응이다. 금호산업은 이날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의 참여를 공식 확인했다.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의 전략적투자자(SI) 확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사실상 10년의 항공업 노하우를 갖춘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과 막대한 자금력의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2파전’으로 분석하고 있다. 

당초 본입찰에 앞서 제기됐던 SK, 한화의 깜짝 입찰과 유찰 등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7일 금호산업은 이 같은 내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와 함께 향후 최종입찰안내서 제한요건 충족 여부 및 사전수립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 따른 평가, 국토교통부의 인수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약 1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선 본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을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 꼽고 있다. 애경그룹은 본입찰 마감 직후 참가 소식을 전하며 ‘항공사 간 M&A를 통해서만 창출할 수 있는 가치들’이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애경그룹 측은 “주간사의 지침에 맞게 준비를 마치고 입찰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한 주간사는 크레디트스위스(CS)이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입찰자 중 유일하게 항공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 애경그룹은 같은 맥락에서 “이 때문에 항공사 간 M&A(인수합병)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경그룹은 전문가 의견을 인용하며 “항공업은 자본력이 충분하다고 경영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용어와 사업 구조부터 매우 복잡하며, 해당 케이스에서 유의미한 성과 개선 사례가 절대 다수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항공사 간 M&A 사례를 덧붙였다. 애경그룹 측은 “과거 20년 간 전세계 항공산업 내 주요 M&A는 항공사 간 이뤄졌다. 해당 케이스에서 유의미한 성과 개선 사례가 절대 다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인수 시 향후 계획도 밝혔다. 일단 노선 및 기단 최적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애경그룹 측은 발표 자료를 통해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사업 경쟁력 제고도 약속했다. 제주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역량과 아시아나항공의 풀서비스캐리어(FSC) 장점을 결합하겠다는 것이다.

애경의 주장은 지극히 HDC현대산업개발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항공업에 경험이 없는 HDC현대산업개발은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한편,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의 SI 확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SI 없이 참여했다면 인수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일부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그럴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KCGI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본입찰 안내서에서는 신주 인수액의 하한선을 8000억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구주 가치는 약 4000억원이며,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최소 1조5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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