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올해 8월 중순부터 반등···3년물 지난달에만 30bp 가까이 올라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 지속되지 못한 영향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가능성도 채권 약세 이끌어

올해 하반기 채권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는 달리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상반기와 달리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속되지 못한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시장금리 지표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달 5일 기준 연 1.524%를 보였다. 이는 지난 8월 17일 1.092%와 비교해 43.2bp(bp=0.01%포인트) 상승(채권가격 하락)한 것이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에만 30bp 가까이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3년물 뿐만 아니라 국채 10년물 역시 전날 1.817%으로 8월 중순 1.17% 수준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그래프=시사저널e.
그래프=시사저널e.

국채 금리는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강세를 보였다. 올해 1월 초 1.8% 수준이던 국채 3년물 금리는 6월 말 1.46%대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채 10년물 역시 1.95%에서 1.59% 수준으로 내리며 강세를 보였다.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짙어진 것이다.

이에 올해 하반기 역시 채권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뤘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가 나아질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더욱 심화된 까닭이었다. 여기에 주요국들의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채권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한 부담이 있지만 대내외적인 환경을 고려해보면 안전자산인 채권에 무게가 실린다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전망은 채권의 흐름을 제외하곤 대부분 맞아떨어졌다. 한국은 3분기 경제 성장률이 0.4%로 부진하면서 연간 성장률이 2%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3분기 성장률이 좋게 나왔지만 중국은 6% 성장률을 기록해 분기 기준 3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화 정책에서도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는 하반기 들어서만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한국은행 역시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렸다. 

국채 금리가 예상과는 다르게 움직인 배경에는 우선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시장 심리 변화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경제의 위험 요인이었던 두 나라의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내년 정부 지출 증대에 따른 국채의 공급 증가 우려가 발생하면서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 이슈가 소강상태로 들어간 점, 그동안 강세를 보여온 것에 대한 피로감도 채권 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물리적으로 올해 중에 기준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아진 상태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선반영된 가운데 일종의 통화정책 공백에 대한 우려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여기에 올해 강세를 띈 채권에 투자자들의 쏠림이 발생했는데, 이 포지션 쏠림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금리 추이에 대해선 지금과 같은 상승은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룬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낮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기업 생산과 민간 소비가 여전히 침체돼 있고 인플레이션이 낮은 상태로 머물면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