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120억 달러 규모 중국산 관세 철회 검토
中, 국빈 방문 아닌 방문도 가능성 열어두고 있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 / 사진=연합뉴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 / 사진=연합뉴스(AFP)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1단계 합의’ 타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미중 무역협상의 1단계 합의를 타결하는 데 매우 좋은 진척을 거두고 있다”며 “우리는 꽤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중 당국자들이 1단계 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일부 관세의 철회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대(對)중 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9월 1120억 달러(한화 약 130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부과한 15%의 관세를 철회하는 방안이다. 그동안은 1단계 합의가 서명되면 미국이 다음달 15일부터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 1600억 달러(한화 약 18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매기기로 했던 15%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선에서 타결될 것으로 예측돼 왔다.

로스 장관은 “이번 협상은 주로 현시점의 무역 이슈를 논의하는 것”이라며 “LNG(액화천연가스), 대두 같은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또 “더 구조적인 사안들은 대체로 이번 라운드에서 해결하는 일정에 들어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이번 1단계 합의가 중요한 데는 긴장을 낮춰 무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지식재산권(IP) 등 한층 더 민감한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양자 간 신뢰를 회복시켜준다는 점에 있다고 했다.

그는 “1단계 합의가 훨씬 더 강력한 일련의 협정으로 가는 전조가 되길 희망한다”며 “우리가 1단계 합의를 타결한다면 이는 종착점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을 안도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중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비교적 합의에 가까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양국이 1단계 합의에 서명할 준비가 되면 미국에 방문해 달라고 초청했다고 언급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그것(합의)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며 1단계 합의에 기대감을 높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자들은 시 주석이 무역합의 서명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면 국빈 방문의 형식이 되길 원하나, 국빈 방문이 아닌 방문에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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