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부 공기질 개선 목표치 5.5%→4% 하향 조정
경기 둔화에 '환경'보다는 '성장'에 방점찍어
중국 정부 “환경 개선 야망 여전히 커”

지난 14일 스모그 황색 경보(세 번째 높은 단계)가 발령된 중국 베이징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스모그 황색 경보(세 번째 높은 단계)가 발령된 중국 베이징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중국 북부의 공기질 개선 목표치를 낮췄다. 최근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환경 개선보다는 경제 성장에 집중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생태환경부는 최근 베이징 주변 공업지역을 포함한 중국 북부의 초미세먼지(PM 2.5) 개선 목표치를 당초 5.5%에서 4%로 하향조정했다. 공기질 개선 목표 기간은 지난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다.

중국은 지난해 겨울만 하더라도 공기질 개선을 위해 공장들의 오염원 배출을 차단하는데 힘을 썼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환경’보다는 ‘성장’에 대한 유인이 증가했다. 

실제 전년 대비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로 1990년대 초 이후 가장 낮았다. 여기에 중국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미국으로의 수출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제품 가격 하락으로 기업이익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리슈오(李朔) 중국 그린피스 정책 고문은 “약한 경제 전망이 환경적 야망을 지배하고 있다”면서 “여러 부처와 지방산업의 이해들이 고려되면서 환경개선 목표가 희석된 듯하다”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환경개선에 대한 의지가 약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은 “공기질 목표의 수정은 관련 부처와 지방정부, 전문가들과 광범위한 협의를 거쳐 이뤄졌다”면서 “중국의 환경적 야망은 여전히 강렬하다”라고 밝혔다.

중국은 현재 공기질이 나빠지고 있는 상태다. 생태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중국 337개 도시에서 공기질이 좋았던 날의 비율은 80.5%로 1년 전보다 14.7%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베이징은 공기질이 좋았던 날이 절반 수준으로 전년 대비 40%포인트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인용된 베이징의 환경 관련 연구기관 관계자는 “경제 충격을 줄이면서 대기오염을 억제하는 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면서 “현재 배출되는 오염원들은 환경의 수용 능력을 크게 초과하는 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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