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업계, 병원 직영도매 조사에 ‘촉각’···교육부 “현황 파악, 수의계약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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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업계, 병원 직영도매 조사에 ‘촉각’···교육부 “현황 파악, 수의계약 체크”
  • 이상구 의약전문기자(lsk239@sisajournal-e.com)
  • 승인 2019.11.0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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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 “병원들, 현행 법규 내 직영도매 운영”···일각에선 “병원 면죄부만 줄 것” 냉소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의약품 도매업계가 교육부의 병원 직영도매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직영도매 현황을 파악하는 수준이며, 소관 법규상 수의계약만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도매업계는 현행 법규 내에서 직영도매를 운영하는 사립병원 행태를 쉽게 바꿀 수 없다는 현실적 비판을 내놓는다. 일각에선 교육부 조사가 사립병원에 면죄부만 줄 것이라는 냉소적 시각도 보이고 있다.

4일 병원계와 도매업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전국의 사립대학교 36곳에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내용은 최근 3년치의 사립대학교 부속병원과 약품 납품업체 간 계약 체결 내역을 제출해 달라는 것이었다. 당초 지난달 30일까지 자료 제출을 요청했지만 이날 오후 현재 13개 대학만 제출을 완료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교육부의 이 같은 공문 발송과 자료 제출 요구는 최근 논란이 이어지는 병원 직영도매 현황을 파악해 제도 개선 등을 준비하려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실제 백병원 직영도매인 화이트팜과 경희의료원 직영도매 팜로드, 이화의료원 직영도매 E&S헬스케어에 이어 건대병원 직영도매 케이팜이 최근 설립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번 자료 제출 요구가 현황 파악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 관계자는 “국회로 병원 직영도매 민원이 접수됐고, 국회도 몇몇 대학 자료를 교육부에 요청해 제출한 바 있다”며 “전체 대학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제출을 요청했고, 소관 법규상 수의계약 여부만 체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즉, 건당 2200만원을 초과하는 모든 거래 내역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불법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도매업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병원 직영도매의 불법성에 대해서는 교육부도 약사법상 문제라며 일단 물러섰다. 약사법은 보건복지부가 소관으로 하는 법률이다. 

현재 도매업계가 문제를 제기하는 병원 직영도매는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합법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파악된다. 약사법은 법인이 도매 지분의 50% 이상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다수 사립병원들은 병원이 아닌 대학교를 내세워 49%가량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의 전체나 일부는 기존 도매를 활용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한 도매업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보낸 공문에는 담당 부서가 적혀 있지 않다”며 “현재 한국의약품유통협회도 공론화를 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 도매업소 대표는 “이미 상당수 병원이 직영도매를 합법적으로 경영하는데 교육부의 이번 조사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모르겠다”며 “갑인 병원 행태를 어떻게 막을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도매업계 입장에서는 병원 직영도매 척결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하지만 척결이 불가능하다면 현실적으로 기존에 병원에 납품해 오던 업소들이 도도매를 통해 매출을 일정 부분 보전하는 것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기존 납품 업소들이 병원 직영도매에 납품하면 직영도매가 병원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병원들이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철저하게 내부적으로 대비해 직영도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교육부 조사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 그동안 복지부가 병원 직영도매에 대한 법률적 부분을 집중 검토했지만, 불법 여부를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복지부가 구로경찰서에 팜로드의 불법 여부를 질의했지만, 회신받은 내용은 법 위반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한 병원 도매 대표는 “교육부 조사 결과에 관심은 있다”면서도 “주무 부처인 복지부도 문제가 없다고 한 내용에 대해 교육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에치칼 도매 임원도 “앞으로 교육부는 병원 직영도매가 법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식의 결론을 도출할지도 모른다”며 “그러면 결국 직영도매를 운영하는 병원에게 면죄부만 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복수의 도매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병원 직영도매가 보편화돼 이슈가 되지 않고 기사도 나오지 않는다”며 “갑과 을 사이의 현격한 차이가 입증되는 것이 약업계”라고 씁쓸해했다.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산업부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lsk239@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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