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상장 후 팜스빌·녹십자웰빙·아톤 주가, 공모가 하회
제약·바이오주 급등락 반복 및 대표 소송 휘말려 투심 위축

10월 상장주들의 공모가 대비 주가 추이. / 도표=이다인 디자이너

지난 10월 상장한 기업 대다수가 공모가보다 높은 주가를 기록하며 활기를 보이고 있지만 팜스빌·녹십자웰빙·아톤 등 일부 기업 주가는 공모가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회사 내부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관련업계에 불황이 발생하면서 상장 직후부터 주가가 내려앉은 상황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공모주 청약을 거쳐 코스피·코스닥에 신규 상장(스팩 및 재상장, 이전상장 제외)한 기업 10곳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지난 1일 현재 평균 17.04%로 집계됐다. 10개 상장사 가운데 7개 회사가 공모가를 웃돌았다. 

하지만 팜스빌과 녹십자웰빙, 아톤의 주가는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팜스빌의 공모가는 1만4000원으로 상장 후 주가가 연일 떨어졌다. 이후 지난 11월1일 1만2800원을 기록했다. 공모가보다 8.57% 낮은 상황이다. 팜스빌은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기업이다. 팜스빌은 다이어트 전문 브랜드인 ‘악마다이어트’로 미국 시장을 공략 중이고 지난달 30일에는 비타민 전문 브랜드 ‘비타민스토리’가 같은 달 29일 미국 온리인쇼핑몰 아마존에 입점해 판매를 개시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주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월14일에 상장한 녹십자웰빙도 비슷한 상황이다. 녹십자웰빙의 공모가는 1만1300원이다. 지난 1일 2.21% 떨어진 1만1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10월28일에 들어서는 5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녹십자웰빙은 전문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녹십자웰빙은 상장 직전까지 혁신 신약 암악액질 치료제 등 신규 사업의 미래 성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에 일반청약에 3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렸다. 청약경쟁률도 657 대 1에 달했다. 

하지만 두 기업은 최근 에이치엘비·신라젠 등 제약·바이오 관련 주들이 지난달 과열 징후를 보인 후 급락하면서 업계 투심이 악화된 데 영향을 받아 주가 하락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더불어 제약·바이오주들에 대해 금융당국이 경고장을 꺼내들고 나서 앞으로도 이들 기업 주가는 당분간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제약·바이오주들이 신약 임상시험 성공 등 공시에 따라 주가가 연일 급등락하기를 반복하고 있어 임상 관련 허위·과장 공시가 있는지를 두고 관련 기업에 대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핀테크 보안업체 아톤의 상황도 비슷하다. 공모 청약 경쟁률이 653.9 대 1에 달할 정도로 주목을 받은 아톤은 상장 첫날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이후 주가가 3거래일 연속 올랐지만 이후 연일 주가가 하락하며 지난 1일 주가가 공모가와 같은 수준인 4만3000원을 기록했다.  

아톤은 국내 최초로 모바일 증권 거래 서비스를 개발했고 공인인증서, OPT, 보안카드 등 기존 보안매체가 없어도 6자리 핀(PIN)번호 또는 생체 인증만으로 하루 최대 이체 한도인 5억원까지 이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큐어 엘리멘트(S/W Secure Element)를 개발한 업체다.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보다 159.2%, 1031.5% 오른 158억원, 3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 직전 아톤 대표이사가 주식 인도 등의 청구소송에 피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장 이후에도 투자심리가 약화됐고 이후 주가는 공모가 이상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49개 기업 가운데 1일 기준으로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는 종목은 24개 종목이다. 절반 이상이 공모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상장 기업 수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고 상장을 미루는 기업도 많았다”며 “상장 분위기가 위축되면서 공모주 투자나 상장 기업 투자에 관심이 떨어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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