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주유소 매각 추진···‘선경’ 태동지 ‘수원’ 떠나나
재계
SK네트웍스 주유소 매각 추진···‘선경’ 태동지 ‘수원’ 떠나나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19.11.0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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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SK네트웍스빌딩’, 본사 아닌 서울사무소···본사는 수원 소재 한 주유소
본사 소재지 매각 대상 되면서 선경직물 이후 66년 만의 ‘脫수원’ 점쳐져
SK네트웍스의 본사 소재지인 경기 수원시 장안구 ‘SK장안주유소’. /사진=김도현 기자
SK네트웍스의 본사 소재지인 경기 수원시 장안구 ‘SK장안주유소’. / 사진=김도현 기자

SK네트웍스가 직영주유소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본사 이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SK그룹의 모태인 ‘선경직물’의 후신인 SK네트웍스는 1953년 창립한 이래 줄곧 경기 수원시에 본사를 둬 왔다. 현재는 수원시 장안구 소재 직영주유소가 본사로 돼 있다. 본사 소재지인 주유소의 매각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4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SK네트웍스는 전국 324개 직영주유소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연말께부터 실사를 거쳐 본계약을 맺고, 주주총회를 통해 해당 매각 계획을 최종 승인받겠다는 계획이다. 매각 작업은 내년 상반기 내에 완료될 전망이다. 매각금액은 1조4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매각이 추진되는 직영주유소는 SK에너지 간판을 달고 있는 폴(Pole) 주유소들 중 SK네트웍스가 직접 운영하는 주유소를 일컫는다. 부동산을 포함해 주유소와 관계된 자산 일체를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매각자금을 충당하고, 주유사업을 영위 중인 현대오일뱅크가 운영을 맡는다. ‘SK에너지’ 간판을 떼고 ‘현대오일뱅크’ 간판을 달게 되는 방식이다.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SK네트웍스 본사는 수원시 장안구 소재 ‘SK장안주유소’다. 이곳 주유소 부지에는 주유소 및 부속 건물, 차량정비소, 3층 규모의 빌딩 등이 한 필지 위에 자리했다. 빌딩에는 ‘SK네트웍스고객행복센터’ 콜센터와 SK네트웍스 경기지사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본사 소재지임엔 틀림없으나 사실상 지사 역할을 하는 곳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 필지 위에 주유소와 건물 등이 자리하고 있어, 주유소만의 매각을 위해선 필지 분할이 선제돼야 할 것”이라 설명했다. 행정적 절차가 필요하긴 하지만 주유소와 차량정비소를 매각하고 건물만 별도로 보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경우 주유소는 간판을 바꿔 달겠지만, 건물은 그대로 SK네트웍스가 소유·운영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통매각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직영주유소의 매각일 뿐 여전히 ‘SK’ 간판을 단 주유소들이 운영되는 상황에서 다른 그룹의 주유소들과 더부살이를 하는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필지 분할을 거치지 않고 통매각을 추진해 이전하지 않겠느냐는 것인데, 이 같은 관측대로라면 본사 이전은 불가피하게 된다.

법인등기상 이곳 주유소가 본사지만, 본사 기능은 서울 중구 SK네트웍스빌딩이 하고 있다. 굳이 수원에 주소지를 둔 까닭은 일종의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SK그룹은 선경직물에서 시작해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선경직물 공장이 최초로 세워진 곳이 수원이다. 최종건 SK그룹 창업주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가(家)의 출신지 역시 수원이다.

공장은 사라졌지만 SK네트웍스는 2007년 7월까지 수원시 권선구 소재 공장터를 본사 주소지로 유지했다. 그러다 해당 부지가 재개발 대상지가 되면서, 그때부터 현재 주유소를 본사 소재지로 두게 됐다. 서울 도심에 18층 규모의 건물을 소유했으면서도 명맥을 유지하고자 했던 셈인데, 이번 매각으로 말미암아 본사가 수원을 떠나게 될 경우 이는 창사 후 최초의 일로 기록되게 된다.

수원 지역의 한 경제인은 “삼성으로 대표되기 쉬우나, SK그룹 역시 수원에서 태동한 만큼 수원시와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 왔다”면서 “수원상공회의소 역대 회장을 보더라도 최종건(6~8대)·최종헌(8~12대)·조종태(12~14대) 등 SK그룹 오너 경영인과 전문경영인이 장기간 역임했을 정도며, 현재도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상의회장을 맡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다만 SK그룹이 운영하던 공장들이 이전하고 그 자리에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세워지면서 과거와 같이 두터웠던 관계가 희석된 것도 사실”이라면서 “SK네트웍스가 본사를 이곳에 두면서 그나마 명맥을 이어 왔는데, 주유소가 매각되고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진 모르겠지만 SK네트웍스 본사가 수원을 떠난다면 참으로 아쉬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현재로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주유소 등의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점 외에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본사 주소지 이전 문제 등도 아직까지 언급할 만한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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