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로 구성된 위원회가 선임 절차 주도···정치권 등 외부 입김 개입 배제 여부가 변수
사내 인사 중에선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 거론

황창규 KT회장(왼쪽)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 사진=KT, 포스코
황창규 KT회장(왼쪽)과 최정우 포스코 회장. / 사진=KT, 포스코

황창규 회장의 뒤를 이을 KT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면서 업계 및 재계는 물론, 정치권, 시민단체들까지 차기 회장 자리에 누가 오르게 될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는 KT가 지난해 주주총회 때 새롭게 마련한 회장 선임 절차를 통해 이뤄지는데, 지난해 포스코 회장 인사 때와 같이 외부 입김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 지배구조위원회는 현재 사외 회장 후보군을 모집하기 위한 공모 및 추천 절차를 밟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일 뿐이지만 벌써부터 KT 주변에선 각종 전망 및 주장이 난무한다. 그 중에서도 관심을 모으는 포인트는 사내 인물이 회장 자리에 오를지 여부다. 사내 인사 중에선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한 만큼 누가 오게 될지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KT는 지난해 주총에서 회장 선임 절차를 지배구조위원회,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 주주총회로 단계화했다.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사내 및 사외 후보군을 추리면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를 거쳐 후보를 확정하고 이후 주총에서 회장을 선임한다.

이번 회장 선임 절차는 새로운 제도를 적용한 사실상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KT 관계자는 새로운 선임 절차와 관련해 “이전과 달리 내부 인물들도 각종 제약 없이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며 “새로 마련한 회장 선임 절차를 통해 공정성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정치권 등 외부 입김을 배제할 수 있을지 여부다. 특히 지난해 포스코 회장 인사 때와 같은 전철을 밟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는 지난해 전원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승계카운슬을 꾸려 철저히 비공개로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는데 여야 모두로부터 ‘밀실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정치권 입김이 배제됐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해당 사례를 바탕으로 재계에선 KT 역시 이번 회장 선임만큼은 정치권 입김 논란에서 자유롭게 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와 유사하게 사외이사 전원과 사내이사로 구성된 위원회가 선임 절차를 주도하는데, 어느 한쪽의 입김이 작용하기 힘든 구조다.

또 여러 외부 상황 자체가 정치권이 개입하기 쉽지 않게 바뀌었다는 점도 변수다. 김성태 의원 자녀 채용 비리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정치권이 KT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 됐다. 한 재계 인사는 “정치권 개입으로 불거진 과거 문제들 때문에라도 KT나 포스코 회장 인선에 외부에서 쉽게 개입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KT 내외부에선 외부에서 깜짝 인물이 오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KT의 새 회장이 누가 될지는 끝까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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