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부서 신설 후 1년 반 연구개발 진행···파티온 브랜드 론칭
삼진제약, 서울대병원 피부과 연구팀과 협력···스누아토 크림 약국 유통권 확보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제약업계가 최근 화장품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의약품에 비해 개발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으며 성공 확률이 높다는 장점을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화장품 사업을 개시하거나 추진하는 제약사들이 늘고 있다. 당초 화장품 사업은 식품 사업과 함께 제약사들이 선호하는 사업다각화의 양대 흐름 중 하나였다. 특히 최근에는 제약사들이 ‘캐시카우’ 목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본격 투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캐시카우는 현금창출원이나 수익창출원으로 번역된다. 즉, 확실히 돈벌이가 되는 상품이나 사업을 지칭한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화장품이 신약에 비해 개발기간이 짧고 개발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 동아제약의 경우 1년 6개월 연구개발 끝에 최근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삼진제약은 서울대병원 피부과 연구팀과 협력을 통해 약국 유통권을 확보했다.

특히 신제품 개발이 의약품에 비해 용이하며, 성공 가능성과 확률이 높다는 점은 제약사 관심이 집중되는 요소가 된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업체들이 신약 임상 과정에서 실패를 겪는 상황을 보면 제약사들이 화장품 사업에 공을 들이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동아제약이 사실상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시점은 지난해 6월이었다. 과거 ‘라미화장품’이란 계열사를 거느리고 화장품 사업을 진행한 적도 있지만, 계열사가 아닌 본사 차원에서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최근 ‘파티온’ 사례가 처음이다.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사내 화장품사업부를 신설한 동아는 경쟁사 품목과 차별화를 위해 피부 테스트 등 임상에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한 끝에 더마 화장품 브랜드 ‘파티온’을 출시한 것이다.   

파티온 라인업은 흔적 케어 라인 ‘노스캄 리페어’, 보습 케어 라인 ‘딥 배리어’, 남성 스킨케어 라인 ‘옴므’ 등 3가지로 구성됐다. 동아제약은 가수 겸 배우인 설현을 파티온 광고 모델로 발탁하고 신세대 취향에 맞는 마케팅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동아는 향후 파티온 유통망도 확대키로 했다.

삼진제약 사례는 외부 전문가 연구개발 결과를 적극적으로 도입, 화장품 사업 추진에 활용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삼진은 지난 7월 컨슈머헬스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성재랑 전 보령컨슈머 상무를 책임자로 영입했다. 삼진의 컨슈머헬스사업본부 신설은 일반의약품 매출 활성화와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한 방편으로 분석됐다. 사실상 컨슈머헬스사업본부의 첫 번째 작품이 이번 화장품 사업의 본격 시작인 셈이다.

삼진제약이 이번에 약국 유통을 맡은 화장품은 에이비에이치플러스(abh+) 브랜드의 스누아토 크림이다. abh+ 브랜드는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와 병원 의약연구혁신센터의 30여명 박사급 연구인력의 환자 임상경험 등 자체 연구로 탄생했다. 

스누아토 크림 보습 효과는 서울대병원 피부과의 ‘이중맹검 대조군 비교 시험’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이 시험을 통해 일반적 보습제가 가진 일시적 수분감이 아닌, 피부 수분 손실도가 회복되면서 그 유지 효과가 48시간까지 지속된다는 사실을 임상적으로 확인했다.

이밖에도 케이엠제약은 화장품 마케팅 업체 크리에이티브위드와 협업, 최근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이 업체는 경기도 평택시 본사 인근에 대지 7206㎡, 건물 4840㎡ 규모로 화장품 전용 생산 라인을 신축 중이다. 상품명은 ‘라디에스 링클리프팅 톡스’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매출과 수익은 확보해야 하고 신약개발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화장품 사업 장점에 관심을 갖는 제약사가 적지 않아 앞으로도 사업 착수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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