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승엽 원더풀플랫폼 대표 "스마트폰에 플랫폼 탑재해 보급형 서비스 선보일 것"

구승엽 원더풀플랫폼 대표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원더풀플랫폼 사옥에서 어르신 돌봄 AI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구승엽 원더풀플랫폼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원더풀플랫폼 사옥에서 어르신 돌봄 AI 로봇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인공지능(AI)이 핵가족과 고령화 시대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사람 대신 로봇이 혼자 사는 어르신들의 동태를 살피고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대응한다. 원더풀플랫폼은 돌봄 로봇을 만드는 회사다.

원더풀플랫폼은 지난 2016년에 설립 후 챗봇, 자연어, 빅데이터, 로봇 소프트웨어, 영상인식 등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서비스와 AI 디바이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특히 노년층이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지난 9월 어르신 돌봄 AI 로봇인 ‘다솜이’를 출시했다.

구승엽 원더풀플랫폼 대표는 지난 1998년 인공지능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경망을 이용한 인공지능 증권 분석시스템업체 VIP스탁콤을 창업했으며 이번이 인공지능업체로는 두번째 창업이다. 

다양한 로봇 활용 분야가 있는데 돌봄 로봇에 집중한 이유가 있다면.
거창한 인공지능보다는 생활밀착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하고 싶었다. 생활에서 쓸 수 있는걸 만드는 데 집중했다. 어르신 돌봄 영역은 특별한 시장이다. 구글이나 아마존은 일반인 대상의 전체 시장을 보지 이런 시장을 보지 않는다. 중소기업 특성상 경쟁력을 갖기 위해 이 시장을 보게 된 거다. 최근 우리나라 노인문제가 심각했고 사회 대응 방안도 없었다. 어르신이 혼자 살면 많은 기능들이 퇴화된다. 위험 요인도 많다. 그럴 때 AI 로봇이 있다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막을 수 있다. 또 AI 로봇과 대화하면 사회성 퇴화를 막고 치매가 발병하는 시기도 늦출 수 있다. 노래를 듣고 부르면서 사회성을 되찾는데 데 목적이 있다. 인공지능은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도우미 역할을 하는 거다. 이런 제품들이 빨리 깔리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어르신 돌봄 서비스 AI 로봇 다솜이 특징은.
영상통화, 위급 시 비상통화, 말벗, 복약지도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어르신들은 대부분 혼자서 집에 있다. 이 때 얼마나 집에 있고 움직였는지, 영양제나 영양식을 드시는지, 어떤 음식을 드시는지 데이터를 모아서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드리려 한다.

다솜이가 일반 AI스피커 돌봄 서비스와 다른 점은.
원더풀플랫폼은 다솜이에 적용된 많은 기술 특허를 갖고 있다. 대기업이 이 서비스들을 벤치마킹하는 것 같다. SOS 대화나 커뮤니티, 영상통화 등도 원더풀플랫폼이 갖고 있는 특허다. AI스피커와 달리 고개를 돌릴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다솜이2도 나오나.
출시할 예정이다. 여러 곳과 협의하고 있다. 차기 버전은 개인화해서 개인에 걸맞은, 개인 맞춤 데이터로 갈 것이다. 스마트밴드 등과 연결돼 다 하나로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능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

해외에도 이런 서비스가 있는가.
시도는 있었지만 시기가 적절하지 않아 성공한 적이 없다. 음성인식 기술이 뒤떨어지는 등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영상인식, 음성인식 기술이 최근 2년 사이 매우 발전했다. AI 로봇으로 노인 케어를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원더풀플랫폼이 처음이다. 원더풀플랫폼은 지난 2017년부터 어르신 돌봄 서비스 관련 특허를 내고 준비해 왔다. 

어르신들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 데이터 모으기 어려울 것 같은데.
정말 데이터가 부족했다. 특히 어르신들은 발음이 부정확하다. 치아가 빠지면서 바람이 새거나 쉰소리가 나기도 한다. 사투리도 심하다. 그래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무작정 녹음해서 데이터를 쌓았다. 그렇게 데이터 6만5000개를 모았다. 우리가 어르신 데이터는 아마 제일 많을 것이다. 현재 음성인식률은 70% 정도 된다. 일반인보다는 낮다. 세 마디하면 두 마디 알아듣는 수준이다. 그래도 어르신들은 좋아한다.

어르신들 반응은 어떤가.
불만이 오히려 없다. 혼자사시는 분들은 없는 것보다 낫다고 입을 모은다. 가끔 한 마디 해주는 게 없는 것보다 낫다고 한다. 또 한 분이 3개월 이상 사용하면 AI 로봇이 확실히 똑똑해 진다. 어르신들은 엉뚱하게 알아들어도 좋아하신다.

새로운 기능도 추가되나.
특허 출원 중인 커뮤니티 기능이 있다. 김포에 있는 어르신이 부산에 있는 어르신과 대화할 수 있다. 개인 정보는 블라인드 처리하고 심심할 때 비슷한 연령대끼리 얘기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단 사기 등 불순한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계좌번호, 통장, 폭언 등은 들리지 않도록 마스킹시켰다. 랜덤 통화 방식이다. 혼자 계신 분들끼리 서로 대화하면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향후 데이터가 쌓이면 취향이 비슷한 어르신끼리 대화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는 12월 초부터 김포 200가구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될 예정이다. 그보다 먼저 다음 달 중순부터 SOS 비상사태일 때 바로 119에 신고하는 것이 아니라 AI 로봇과 대화를 통해 얼마나 심각한지 판단하는 기능도 선보인다. 관련 특허는 등록까지 완료됐다.

향후 어떤 새로운 제품이 나오나.
AI 어르신 돌봄 충전 크래들을 선보일 거다. 오는 12월에는 SK텔레콤과 함께 AI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옥토스’를 양산할 계획이다. 옥토스는 가게나 병원에서 주문, 안내 역할 등을 하게 된다.

AI 어르신 돌봄 충전 크래들은 어떤 제품인가.
더 많은 어르신들이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보급형 제품을 만들었다.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형식인데 소리가 나는 방향에 따라 회전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에 장착돼있는 카메라와 마이크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저렴하다. 내년 3월쯤 출시될 예정인데 5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는 연말까지 완성할 계획이고 하드웨어만 갖춰지면 된다. 독거 어르신뿐만 아니라 독신 가구도 타깃으로 생각 중이다. 이동통신사나 보험사와 함께 판매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사업 방향은.
어르신 관련 서비스를 다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다. 돌봄, 보험, 병원, 약, 택시, 생필품 배달 등을 모두 AI 로봇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어르신이 말만하면 다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어르신들은 굳이 가격을 비교하기 보다는 자신을 케어해주는 AI 로봇을 이용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다. 한 번 사용하면 편리함 때문에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다. 이것이 감성서비스다. 인공지능 로봇으로 독거노인의 안전과 정신, 건강을 관리해서 사회적 비용을 대폭 줄이고 싶다. 그러면 국가와 인류의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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