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퇴하는 남북관계···“정부, 미국 눈치 보지말고 남북경협 적극 나서야”
한반도
후퇴하는 남북관계···“정부, 미국 눈치 보지말고 남북경협 적극 나서야”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10.3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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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남한에 외세의존정책 비난···전문가들 “판문점·평양공동선언 내용에 정부 적극성 보여야 남북관계 진전·비핵화 한국 역할 확대 가능”
4.27 판문점선언 UN 국제공인화로 대북제재 극복 방법도 주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 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보도했다. / 사진=연합뉴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금강산관광 남측 시철 철거 통지 등 남북관계 후퇴 상황에 대해 우려하며 정부에 남북관계 회복의 적극성을 주문했다. 남북이 합의한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의 남북경협,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에 적극성을 보여야 남북관계 진전과 비핵화 과정에서 한국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남한에 대한 비난과 배제 방침을 날로 강화하고 있다. 비핵화 협상에서 남한을 배제하는 발언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가 아닌 당사자 역할을 하라는 발언까지 했다. 남한에 대한 북한의 냉대와 불만은 행동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무중계·무관중’ 축구 경기에 이어 남북경협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의 남측 시설 철거까지 통보했다.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 문 대통령의 평양 시민 대상 연설 등으로 진전을 보였던 남북관계가 후퇴하는 상황이다.

특히 북한은 31일 오후 동해 방향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발사한 지 29일 만이다. 북한은 올해 12번째 단거리 발사체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꽉 막힌 남북관계와 다르게 북한은 미국에 대해 창의적인 비핵화 해법을 요구하면서도 북미 정상 간의 친분을 강조하고,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은 몇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여러 합의문까지 이끌어 냈음에도 왜 이렇게까지 관계가 악화된 것일까.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속내에 대해 최근 대남 발언들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답했다.

31일 김광수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북한정치 전공)은 “북한의 금강산 관광 남측 시설 철거 통보 등은 북한이 남한의 남북관계 정책 및 남북정상 간 합의문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북한의 최근 일관된 대남 발언에서 나타난다. 남한에 외세의존정책을 버리라고 공통되게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장희 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대표도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북경협과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등을 합의해놓고 실상은 이를 지킬 의지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며 “이에 문재인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불만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2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룡해 북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이 외세의존 정책과 사대적 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남관계 개선은 남조선 당국이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의존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민족 앞에 지닌 자기의 책임을 다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부가 북한의 금강산관광 남측 시설 통보 이후에야 개별관광 등 창의적 해법에 나서는 상황과 관련해 김 이사장은 “개별관광은 문재인 정부 초반부터 가능했는데 북한이 남측 시설 철거 한다고 하니 부랴부랴 창의적 해법이라며 내놨다”며 “지금 북한은 금강산 관광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다. 남한에 민족 내부 문제와 관련해 외세 눈치를 보지 않고 4.27선언과 9.19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철도협력사업 등 남북경협 사업에 대해 남한이 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타진할 것이다. 이 결과에 따라 북한이 금강산 관광의 개별관광 허용 여부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철 공공정책대학원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 현재 남한에 요구하는 본질은 한국 정부가 전반적인 남북관계 정책에서 미국 가이드라인에 충실히 따르는 관성을 바꾸라는 것”이라며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북이 합의한 사안들에 대해 눈치 보지 말고 실행하라는 것이다. 북한은 남북 정상 간 합의 사안을 모두 완벽하게 하라는 것은 아니고 진정성을 보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기회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 정상이 합의한 선언들의 남북협력 강화와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에 대해 진정성을 보여야 남북관계를 본 궤도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장희 대표는 “한국 정부는 미국과 워킹그룹이라는 틀에 갇혀 있다. 여기서 한국은 남북관계와 남북정상 간 선언들에 대해 제대로 의견을 내지 못하고 미국의 입장에 따르고 있다”며 “미국의 눈치를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이 남한을 패싱(무시)하는 상황을 극복하고 한국 정부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표는 한국 정부가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을 유엔총회 지지 결의와 유엔헌장 제102조에 근거한 유엔사무처 등록으로 국제적 공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 남북 정상들이 합의한 경협 사안들에 대해 국제적 대북 제재를 극복하고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4.27판문점선언 등에서 합의한 남북 교류협력사업 등을 유엔총회 지지 결의와 UN헌장 제102조에 근거한 UN사무처 등록으로 국제적 공인을 받아야 한다.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은 판문점선언 내용은 UN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원용이 가능하다”며 “이 경우 국제적 공인을 받은 판문점선언에 근거한 남북한 교류협력사업은 법적으로 UN 대북제재와 미국의 독자 제재에 맞설 수 있게 된다. 남북경협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국제사회 제재와 상관이 없다. 또 5.24조치 등을 해제하는 것은 정부가 대통령 훈령으로도 할 수 있다”며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보고 있기에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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