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사 영업익 중 반도체 비중 39%로 하락···D램·낸드 ASP 하락세 지속
IM, 갤노트10 판매 전작 대비 두자릿수 성장···DP 영업익 1년만에 1조원 탈환
낸드 값 4분기 반등···내년 상반기D램 재고 정상화 예상

삼성전자 3분기 반도체 실적 공백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가 대신 채웠다. 무선사업부는 당초 예상보다 수익을 높여 전사 영업이익 감소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반도체 사업은 올 들어 지속된 메모리 급락세로 지난 2016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의 영업익으로 고꾸라졌다. 

올 4분기는 부품 사업의 비수기라 전망이 어둡다. 세트 사업 역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마케팅 비용이 부담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5G 수요가 급증하는 내년에 반등을 기약했다. 특히 가격 저점을 형성한 낸드플래시는 올 4분기 중 가격이 오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반도체 영업익 비중 39%로···“4분기 낸드값 반등·내년 상반기 D램 재고 정상화”

31일 삼성전자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 3분기 반도체 사업은 매출 17조5900억원, 영업익 3조500억원을 기록했다. IT 성수기를 맞이하면서 판매가 늘어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0.3% 줄었다. 가격 급락세로 수익성은 크게 뒷걸음질 쳤다.

올 3분기 삼성전자 D램 출하증가율은 30% 초반 성장했지만, 평균판매가격(ASP)은 10% 후반 하락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낸드의 경우 출하량은 10% 초반, ASP는 한자릿수 중반 하락했다.

그나마 매출 성장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안심리에 기반이 있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재고 확보 수요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 3분기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메모리 전 응용처 수요가 증가했는데 신제품 출시 영향과 재고조정 영향으로 인한 수요도 늘었다"면서 "메모리 출하량이 당초 저희 전망 크게 상회했지만, 이는 관세 이슈와 D램 공급 안정성을 위한 중화권 OEM 고객사 재고 확보용 수요에 기인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재고확보용 수요는 올 4분기를 넘어서도 지속될 전망이나 회사 측은 신중하게 시황을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 4분기엔 신제품 스마트폰 출시 등에 따라 수요 견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나,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재고확보용 수요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 3분기 메모리 반도체 판매가 늘면서 재고를 덜어낸 점은 긍정적이다. D램보다 낸드플래시 업황 개선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재고는 기존 예상대로 올 3분기에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으며, D램은 내년 상반기 중 재고가 정상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낸드의 경우 올 4분기 중 가격이 오를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향후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메모리 공급과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다. 우선 기존 메모리 라인을 최적화하는 방안을 통해 내년 1분기 CMOS 이미지센서(CIS)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MOS 이미지센서(CIS)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전 반도체 라인 최적화 등을 종합 검토할 것”이라며 “내년 1분기 CIS 생산능력 확대를 계획 중이며 이에 따라 D램 재고도 내년 상반기 정상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작 넘은 갤노트10···OLED 채용한 아이폰11

반도체 실적 공백은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가 대신 채웠다. 올 3분기 IM사업부는 매출 29조2500억원, 영업익 2조9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 3년 간 역대 3분기 중 최대 실적이며, 영업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2조2200억원) 대비 31.5%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 등 플래그십 모델과 갤럭시A 시리즈 판매호조로 스마트폰 판매량과 매출이 전분기대비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8500만대 수준을 기록했다. 고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평균가격은 230달러(26만6000원)로 집계됐다.

또 갤럭시A시리즈는 제품군 재편으로 구형 모델 재고가 소진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이종민 삼성전자 상무는 “특히 갤럭시노트10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판매량이 전작 상회,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제품 믹스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내년엔 수익이 저조한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여기에 폴더블 모델 등 고수익 제품군을 늘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급변하는 시황에 적기 대응하고 내부 자원과 라인업 운영 효율화를 위해 일부 제한적 모델에 대해 합작개발생산(JDM)을 실시 중”이라며 “물량 확대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으며 내년도 시황, 제품 경쟁력, 고객 피드백을 면밀히 분석해 방향성을 결정하고 협력사 영향은 최소화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1분기 아이폰 부진 등으로 적자(5600억원)를 냈지만 애플 덕분에 약 1년만에 영업익 1조원을 넘기게 됐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1년 전 보다 6.4% 증가한 1조1700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선 실적이 악화했지만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동률 확대와 생산성 향상돼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3분기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9조2600억원) 중 80% 이상은 OLED 매출이 차지했다. 올 3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21.5% 성장했다.갤럭시노트10 출시에 이어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신형 아이폰11 시리즈 3종 중 2종 대부분 물량에 삼성 OLED 제품을 채용하면서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부터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사업 새 판을 짤 계획이다. 지난 10일 삼성디스플레이는 13조1000억원을 QD 디스플레이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13조원 중 10조원은 국내 8.5세대 LCD 라인 전환 등 시설 투자, 3조원은 연구개발(R&D)에 투입된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 기술 대비 경쟁력이 있냐는 질문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QD 디스플레이는 삼성 고유의 QD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사 기술에 비해 색 재현성, 시야각, 해상도에서 우위 확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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