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e스포츠 투자 활발…“게임사들, 보는 게임 통한 수익 창출 방안 고민해야”

최근 ‘보는 게임’이 각광을 받고 있다. e스포츠 경기 현장 모습. / 이미지=셔터스톡
최근 ‘보는 게임’이 각광을 받고 있다. e스포츠 경기 현장 모습. / 이미지=셔터스톡

최근 ‘보는 게임’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각종 e스포츠 경기 및 유튜브·트위치 등이 대중화되면서 게임을 감상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특히 동영상에 익숙한 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이러한 경향은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오는 2020년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가 전체 소비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앱애니 관계자는 “Z세대는 모든 기업의 생존과 직결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세대”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Z세대는 이전 세대(25세 이상)보다 게임을 더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게임 앱은 이전 세대보다 높은 사용량을 보였다. 앱애니에 따르면 게임 앱의 경우 이전 세대가 Z세대보다 2.9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1.9배 자주 접속한다. 반면 비게임 앱은 Z세대가 이전 세대보다 사용 시간은 1.5배, 접속 횟수는 1.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9년 상반기 기준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Z세대 선호도가 높은 앱은 게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명한 ‘트위치’였다. 이제는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시장 판도가 바뀐 것이다.

문제는 보는 게임이 늘어날수록 게임사들의 매출은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 대형게임사 관계자는 “과거 유저들은 시간을 주면 하루종일 게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게임을 조금만하고 다른 사람들의 플레이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보는 게임의 확산으로 게임 자체의 저변은 넓어졌지만, 오히려 동시접속자수나 매출은 감소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속에서 기업들은 e스포츠 및 게임 영상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마존·인텔·월터디즈니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e스포츠 중계권 확보와 대회 후원에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KT, SKT 등 통신업체들을 비롯해 한화생명과 같은 이종산업 업체들까지 e스포츠 팀을 꾸렸다. 

SKT는 최근 세계적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그룹 컴캐스트와 함께 글로벌 e스포츠 전문 기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양사는 지식재산권(IP) 등을 활용해 게임 관련 상품 판매 및 패션 사업, 스폰서십·광고·중계권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2M’ 발표와 함께 PC와 모바일 기기간 교차 플랫폼 ‘퍼플(PURPLE)’을 공개했다. 퍼플은 모바일 게임을 PC로 즐기는 것 외에도 음성 소통, 라이브 스트리밍, 대규모 채팅 등 다양한 커뮤니티 기능을 지원한다. 퍼플의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활용하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자신이 플레이하는 화면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게임사 넵튠도 e스포츠 사업 강화를 위해 자회사 넥스포츠를 최근 설립했다. 앞서 넵튠은 지난해 e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인 스틸에잇과 MCN 회사 샌드박스네트워크에 투자하며 관련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e스포츠 관련 투자가 기업들에게 당장의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게임을 만든 게임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수익 창출을 위한 방안이 절실하나, 현실적으로 명확한 해결책은 아직 없다.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현재 e스포츠나 유튜브 등 게임 방송을 통해 발생한 수익 대부분은 방송사나 중계 플랫폼이 가져가고 있다. 현재는 게임사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크지 않다”며 “게임사들도 과거 홍보 목적으로 e스포츠를 시작했기 때문에, 수익적인 부분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그나마 최근에는 수익 창출을 위해 게임사들이 직접 e스포츠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제 게임을 ‘하는 시대’에서 ‘보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게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소비의 주축으로 Z세대가 급부상하면서 게임사들도 보는 게임을 통한 수익 창출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게임학회장)는 “보는 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매출 등이 감소하는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 명확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경향은 국내 뿐만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고 말했다.

위 교수는 “지금으로서는 게임사들이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만족도를 올릴 수 있는 여러 아이템을 출시하거나, e스포츠 투자에 나서는 방법 정도가 있을 뿐”이라며 “다만 e스포츠 투자의 경우, 게임사 스스로 인기 IP를 확보하고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모바일게임의 경우 플레이 자체가 자동화 추세로 가고 있는데, 너무 과한 자동화는 오히려 유저들의 몰입감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는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며 “이에 과거만큼은 아니지만, 유저들이 조금은 더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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