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고덕 그라시움 전용 59㎡ 3.5억‧84㎡는 5억 원대 계약
강남4구 타이틀 불구, 강북의 입주 5년차 유사규모 단지인 파크뷰자이보다도 1억 원 이상 낮아
내년 초까지 7500여 세대 입주예정물량 겹치며 전세가 약세 지속될 듯

서울 강남권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정보를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권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정보를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있다. / 사진=연합뉴스

가을 이사철과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 청약을 기다리는 전세 대기수요 증가추세가 겹치며 서울 전세가격이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물량폭탄을 맞은 강동구만 이례적으로 전세시장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오는 12월 말까지 입주를 마감해야 하는 고덕 그라시움의 경우 전용 59㎡가 지난 22일 3억5000만 원에 실거래 됐고 이후에도 4억 원 이하의 낮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전용 84㎡ 역시 시세대비 저렴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달 계약이 체결된 매물 가격을 보면 5억 원에서 5억5000만 원 수준으로 서울 비강남권에 위치한 구축 아파트보다도 낮은 수준의 시세를 보인다. 입주 5년차에 비슷한 규모의 단지규모를 갖춘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동일평형 실거래가와 견주어봤을 때에도 강남4구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1억 원 이상 시세가 낮다. 이는 단기간에 전세 물량이 대거 쏟아진 영향이다. 5000세대에 달하는 대단지가 입주장을 맞으면서 연말까지 잔금을 치러야하다 보니, 목돈이 필요한 집주인들이 시세보다 낮게 대거 매물을 내놓으면서 발생한 것이다.

이처럼 강동구 전세시장은 서울 주택시장 전반의 흐름과는 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 전세는 주택매입 잠재 실수요자들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반값 아파트를 기다리면서 청약 대기수요로 돌아서고 이로 인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금리하락으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거두며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며 당분간 전세가격이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강남3구의 전세가격 변동률은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동구의 인근에 있는 송파구의 경우 지난달 중순부터 매주 꾸준히 전세가격 상승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달 16일 0.02%의 변동률에 그쳤던 송파구 전셋값 변동률은 9월 23일(0.04%), 9월 30일(0.09%), 10월 7일(0.10%), 10월 14일(0.14%) 등 시간이 갈수록 매주 전세가격 상승폭도 커졌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강동구의 전세가격은 당분간 조정을 거치며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도 입주 예정된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12월 ▲고덕 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고덕 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가 입주 시작하고 내년 2월에는 ▲고덕 아르테온(4066가구)이 입주에 들어가는 등 추후 3개월 간 입주 예정된 물량만도 7500세대에 달한다.

이 같은 이유로 실수요자라면 당분간 물량공세가 심해 전세시세가 낮은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눈여겨 볼만하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전세매물은 재계약과 초저금리 기조에 따른 월세 전환으로 감소가 예상되면서 이전보다 올려 재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강동구 고덕동의 경우 당분간 물량 증가로 전셋가가 일시적 약세를 보일 전망이다. 2년 뒤 재계약시 큰 폭으로 보증금을 올려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2년 동안 낮은 가격에 대규모 신축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단 점에서 눈여겨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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