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조화 사절 文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국정을 지켜달라”
빈소는 부산 남천성당···정치권 한목소리로 ‘애도’ 지도부중심 문상계획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고(故) 강한옥 여사의 별세를 지켜본 뒤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고(故) 강한옥 여사의 별세를 지켜본 뒤 장례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어제(29일) 오후 7시 6분 향년 9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모친상을 치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조문을 정중히 거절하고 국정에 힘써줄 것을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도 한 목소리로 고인을 애도했다.

강 여사의 장례식은 가족들과 함께 조용히 치러질 계획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조문과 조화는 정중이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부산으로 이동해 임종을 지킨 문 대통령도 본인의 SNS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며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본인이 믿으신 대로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나 영원한 안식과 행복을 누리시길 기도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표현했다.

이어 “어머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 및 친지들과 함께 장례를 치를 것”이라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이해바란다”며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같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국정공백을 최소화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장례는 3일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청와대는 빈소 및 장지 등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강 여사의 빈소는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일상적 업무를 계속할 계획이다.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 모친상을 치르게 된 것과 관련해 현행법 상 부모상의 경우 5일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지만 문 대통령이 며칠의 휴가를 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통령이 청와대 및 정부 등의 조문 등을 사양했지만, 오늘(30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빈소를 찾을 계획이다.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국회에서 열리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한 뒤 오후께 부산으로 내려갈 계획이다. 빈소에서 국정공백을 줄이기 위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인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고인을 애도하는 한 목소리를 냈다.

김명연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큰 슬픔을 마주한 문재인 대통령과 유가족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강 여사의 영면을 기원했다. 민주평화당 탈당의원 모임인 가칭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도 강 여사의 명복을 빌며 “고인은 평소 강인한 성품으로 오늘의 문 대통령이 있게 한 분”이라며 “가족상이라 하지만 유례없는 현직 대통령 모친상이므로 관게당국의 장례 및 의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 당부했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실향민으로서 고인이 겪었을 아픔과 그리움을 기억하며, 한반도 비극의 역사를 끝내고 영구적 평화를 바란다”고 시사했으며,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부디 하늘에서만큼은 고향인 흥남의 땅을 마음껏 밟으며 만나지 못한 가족들과 행복한 재회를 하길 기원해본다”고 위로했다.

한편, 빈소가 마련된 부산 남천성당에서는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외부 조문객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문 대통령이 밝힌 바와 같이 조화·근조기 등도 반려 중이다. 다만 정치권에선 지도부를 중심으로 문상계획을 꾸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와 논의해 인원 및 방문시간 등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도 조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문재인 대통령 SNS 캡처화면
/사진=문재인 대통령 SNS 캡처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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