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전기 比 893.6%↑···광학솔루션 사업 상승 견인
애플, 부품사 10% 증산 요청···기본 모델 집중돼 4분기 추가 수혜 제한 전망

아이폰11 프로, 프로맥스 모델 /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아이폰11 프로, 프로맥스 모델 / 캡처=애플 홈페이지 

애플 아이폰 실적에 울고 웃던 LG이노텍이 올 3분기엔 크게 웃었다. 아이폰11 트리플 카메라 모듈은 '인덕션' 디자인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그 트리플 카메라가 LG이노텍을 살렸다. 고수익 제품인 트리플 카메라 모듈 공급은 전사 실적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LG이노텍은 올 3분기 매출 2조4459억원, 영업이익 1865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동기보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영업익은 43.8% 각각 증가했다. 특히 IT 비수기였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0.7% 증가했고, 영업익은 9배 가까이 성장했다.

3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도 상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 올 3분기 매출컨센서스는 2조4345억원, 영업익은 1638억원 수준이다. 특히 수익성 측면에서 3분기 영업익 실적을 두고선 1800억원대를 넘어서면서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다.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올 3분기 전사 사업부 중 가장 큰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광학솔루션 사업 3분기 매출은 1조68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직전 분기 대비 103% 각각 증가했다. 회사 측은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고성능 멀티플 카메라모듈과 3D센싱모듈의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IT업계는 이 ‘주요 고객사’로 애플을 지목했다. LG이노텍은 애플 스마트폰 최대 카메라모듈 공급사다. LG이노텍 실적에서 광학솔루션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매년 광학솔루션 사업은 전사 매출의 60%, 영업익은 80% 이상을 견인해왔다. 특히 이번 3분기 애플은 신형 아이폰11 시리즈의 상위 모델 2종에 트리플 카메라를 채용하면서 LG이노텍 입지가 확대됐다. 트리플 카메라 모듈은 싱글이나 듀얼 모듈 대비 단가가 높아 수익성 회복을 이끌었다.

지난 2년간 아이폰 판매 역성장으로 부침이 컸던 LG이노텍으로서는 한숨을 돌릴 수 있는 대목이다. LG이노텍은 올 1분기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276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손실액(21억원) 대비 13배 넘게 적자 폭을 키웠다. 이에 올 상반기 광학솔루션 부문의 영업손실은 2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18억원 손실) 대비 103%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증권업계는 올 3분기 광학솔루션 부문 영업익이 1400억원을 상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아이폰11 시리즈에 대한 국내외 호평이 이어지면서 시장 기대감도 높아진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개월 LG이노텍의 3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1584억원이었지만, 최근 3개월 간 1638억원으로 올랐다. 이어 최근 한 달 기준 영업익 컨센서스는 1701억원으로 추정되면서 지속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은 올 4분기 이어 내년 카메라모듈 입지는 보다 견고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주 고객사 내 LG이노텍의 독보적 입지가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미주 고객사향 트리플 카메라 매출은 올해와 내년 각각 2조6000억원, 4조1000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애플의 증산 소식에 대한 4분기 추가 수혜는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산 물량이 대부분 아이폰11 기본 모델에 집중되면서 LG이노텍의 추가 수혜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작보다 가격이 내려간 아이폰11 기본 모델 수요가 늘거나 신제품 출시와 함께 가격이 떨어진 구모델에 판매가 집중될 것이란 예상이다. 

권성률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판매량 증가세는 LG이노텍에 도움이 되는 고가 모델보다는 엔트리 모델에 더 많은데, 최근 아이폰 유저들은 이전보다 가격에 대해 민감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올 4분기 LG이노텍 영업익은 1500억원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부품업계의 재고조정 기간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3분기 대비 실적이 감소한다"면서 "다만 애플이 올해 아이폰11 시리즈 중 프로, 프로맥스 등 상위 모델을 증산할 경우 부품사의 4분기 실적에 기여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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