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DLS 상환 총액 1조4442억원···3개월 전보다 7248억원↑
증권사 DLS 발행액은 5년 새 최저 수준
원금 손실 파생상품 사태 불거지자 투자 기피 분위기

증권사의 DLS, ELS 파생상품 발행 동향 / 자료=금융투자협회,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막대한 원금손실을 낸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태로 시장에서 DLS의 상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외 주가가 회복 중인데도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상환 규모는 확대됐다. 또 증권사의 파생상품 발행 규모는 올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권의 DLS 대규모 손실 사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문제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원금 손실 사태를 일으킨 DLS 상품의 상환 규모가 올 들어 최대 수준을 보였다. 아울러 금융권에서 DLS 사태가 터진 이후 증권사들의 DLS 발행 규모도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9월 DLS(공모·사모) 상환 총액은 1조4442억원으로 지난 6월보다 1188억원 늘어났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248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증권사들의 DLS 발행 규모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9월 DLS 총 발행금액은 7698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조5456억원 줄어들어 최근 5년 사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ELS도 비슷한 상황이다. 9월 ELS(공모·사모) 총 상환액은 6조7876억원으로 지난 6월보다 1조1289억원이 증가했다. ELS 발행 규모도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증권사의 9월 ELS 발행금액은 총 4조7269억원으로 지난 3월(8조3491억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특히 ELS 발행 실적은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코스피의 1900선이 무너졌던 8월(4조4925억원)과 비슷하다. 최근 미국과 한국 등 국내외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발행 실적은 나빠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융권의 DLS 손실 사태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보고 있다. ELS는 DLS와 기초자산이 다른 데도 손실 불안감이 커지면서 미리 자금을 빼는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DLS는 금리, 신용, 원자재, 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상품이다. ELS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금융권의 DLS 원금 손실 사태뿐 아니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사태까지 터지면서 파생상품 투자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증권사가 발행한 DLS 전체 건수 중 원금 비보장형 상품은 전체의 74.9%를 차지했다. ELS의 경우에도 원금 비보장형 상품 건수는 전체의 91.9%를 기록했다. 상품 구조상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간 정해진 구간에서 움직이면 약속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해당 구간을 벗어나면 원금 손실을 보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원금 손실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 파생상품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이 사실”라며 “갈수록 투자자들이 파생상품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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