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집행유예 확정···신동빈vs정용진 유통 라이벌 구도 다시 주목
롯데는 광폭행보, 신세계는 인적쇄신···승부는 '온라인'에서 갈릴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되면서 백화점, 대형마트 등 각 유통부분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를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그간 사실상 멈춰있었던 ‘뉴롯데’에 박차를 가하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세대교체 등으로 혁신 드라이브를 이어갈 전망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대법원 확정 이후 뉴롯데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먼저 지난 24일 롯데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창이공항 면세점 사업은 연매출 약 6000억원 규모로, 내년 9월부터 롯데가 운영에 들어간다. 임차계약 기간은 2026년 8월까지다. 롯데가 운영하게 될 창이공항의 면세점은 총 8519㎡(2577평)로 롯데면세점이 운영하고 있는 국외 매장 중 가장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의점세븐 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25일 이사회에서 바이더웨이와 롯데피에스넷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법인 최대주주는 보통주 79.66%를 보유한 롯데지주다. 이를 놓고 금융투자업계는 기업공개(IPO)에 앞서 외형을 키우고 롯데지주의 가치를 끌어오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의 광폭행보 가운데 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호텔롯데 지분을 일본롯데홀딩스가 100%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데 일본기업 논란을 벗고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서 호텔롯데의 상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롯데는 지주사를 위한 걸림돌로 여겼던 롯데손보·롯데카드·롯데캐피탈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하고 순환출자고리도 해소했다. 사실상 상장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이다. 업계는 연말정기 인사 이후 내년 상반기 즈음에 호텔롯데의 상장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1위 대형마트를 보유한 신세계의 경우 올해 실적 참사를 겪으면서 전례 없는 고강도 인적쇄신에 나섰다. 2014년부터 이마트를 이끌어 왔던 이갑수 대표를 교체하고 이 자리에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를 앉혔다. 신세계는 이마트의 인적쇄신을 위해 정기 인사와 따로 분리, 기존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겼다.

유통업계는 신세계가 이커머스의 주축 소비층으로 자리잡은 ‘2040’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일환으로 대규모 인적쇄신이 이뤄졌다고 해석한다. 이번 인사에서만 40명 중 11명이 동시에 교체됐다.

이마트는 상시 초저가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가격을 온라인과 대결이 가능하도록 하고,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연중 상시적으로 이를 시행한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지난 17일에는 국민가격 5탄 상품 14종을 공개하고,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상품을 두 달여만에 140개까지 확대했다.

두 기업의 경쟁 구도는 온라인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롯데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8월 e커머스사업본부를 새롭게 출범했다. 롯데쇼핑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집중하기 위해서다. 출범 후 롯데쇼핑의 7개 계열사를 한데 모은 ‘롯데ON’을 오픈했지만 결제부분이 통합되지 않아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마트는 올해 이마트와 백화점 온라인사업부를 분할·합병해 SSG닷컴을 출범했지만, SSG닷컴이 11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온라인사업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부분을 어떻게 혁신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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