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파생결합증권 중 원금 비보장형 상품, 전체의 74.9%
저금리 기조 하에 고위험 상품으로 투자자 유인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우리·하나은행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판매 관련 철저한 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우리·하나은행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판매 관련 철저한 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증권사가 발행하는 파생결합상품 중 투자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 은행들도 저금리 기조 속에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을 유인하고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증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DLS) 전체 건수 중 원금 비보장형 상품은 전체의 74.9%를 차지했다.

전체 DLS 발행 건수 중 원금 비보장형 상품 비중은 2011년 31.7%에서 2017년 70.9%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지난해 62.5% 다소 줄었지만 올해 3분기 들어 다시 74.9%로 커졌다.

또 다른 파생결합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도 마찬가지다.

전체 ELS 발행 건수 중 원금 비보장형 상품 비중은 2011년 76.3%에서 지난해 90.5%로 커졌다. 올해(3분기 누적 기준)도 91.9%로 더 확대됐다.

ELS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상품이다. DLS는 그 외 금리, 신용, 원자재, 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상품이다.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간 정해진 구간에서 움직이면 약속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구간을 벗어나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자 은행의 예·적금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원금 비보장형 상품을 늘려온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 하에 투자자들이 좀 더 나은 수익을 내는 상품을 찾자 원금 비보장 상품을 만들어 판매해 수수료를 챙기려는 목적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016년 6월 사상 최저인 연 1.25%로 낮췄다. 이후 두 차례 인상과 두 차례 인하가 이어졌고 이번 달 다시 연 1.25%로 금리를 낮췄다.

통상 금융투자상품 위험등급은 초고위험(1등급), 고위험(2등급), 중위험(3등급), 저위험(4등급), 초저위험(5등급) 등 5등급으로 구분된다.

원금 비보장형 ELS·DLS 상품은 1~2등급에 속한다. 원금이 20% 이상 손실 가능한 상품도 1등급으로 분류된다.

최근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시 문제가 된 해외금리 연계형 DLS는 투자 원금 손실이 100%까지 날 수 있는 초고위험 상품이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이달 초 공개한 DLF 사태 분쟁조정 사례에서 은행들은 이런 상품을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금리 투자상품’, ‘손실확률 0%’ 등으로 투자자를 속여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제한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파생결합증권이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상품이므로 반드시 상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본인 책임하에 신중히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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