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는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은 듯
첫 트리플 카메라에 사용자 만족

지난 25일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에 아이폰11 시리즈가 진열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25일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에 아이폰11 시리즈가 진열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애플의 신작인 아이폰11 시리즈가 출시 초반 국내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반응을 얻으며 순항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아이폰11 시리즈의 인기가 전작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나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앞으로 구매자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아이폰11 시리즈가 국내에 정식 출시됐다. 출시 직전 약 60명의 대기자가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 앞에서 대기해 예년보다 열기가 줄어든 듯했다. 실제로 구매자들 가운데는 아이폰을 사지 않고 애플워치5만 구매하는 이도 많았다.

그러나 이통 3사의 개통량 등을 살펴봤을 때 아이폰11 시리즈도 예년과 비슷한 초기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이폰11 초반 개통량이 전작보다 좀 더 나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KT 측은 전작인 아이폰XS 출시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며, 순조롭게 개통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는 애플의 충성 고객들이 건재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애플이라는 브랜드를 소구하고 싶은 구매자들과 익숙해진 애플 운영체제 iOS를 고수하는 이들이 변함없이 같은 선택을 했다.

당초 아이폰11 시리즈는 공개 직후 고초를 겪어야 했다. 처음으로 도입된 트리플 카메라가 심미성의 발목을 잡았다. 인덕션, 타피오카 펄 등으로 불리며 최악의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디자인 때문에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용 단말기로 넘어가거나 아이폰 전작을 구매하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게다가 내로라 하는 제조사들이 모두 5세대(5G)용 최신 단말기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LTE용 단말기라는 약점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5G가 상용화되기는 했으나 망이 촘촘하지 않아 이용 가능 구간이 적어서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크게 필요한 서비스로 여겨지지 못했다. 따라서 5G를 이용하기 위해서 고가 요금제를 쓰기보다는 현재 사용하는 요금제 그대로 단말기 교체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LTE용 아이폰11 시리즈가 더 안성맞춤이었다.

디자인 역시 볼수록 적응이 된다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익숙한 디자인이 아니었기에 거부감이 있었지만 실물로 보면 거부감이 적다는 견해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아이폰11 프로 시리즈에 도입된 후면 무광 소재는 카메라 배치를 잊을 만큼 미감을 증가시켰다.

아이폰에서는 뒤늦게 첫 도입된 초광각 카메라가 사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제조사들은 일찌감치 트리플 카메라를 도입했지만 아이폰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폰을 고수하는 이들에게 처음으로 3개의 후면 렌즈가 생긴 셈이다.

혁신은 없었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카메라 품질이 향상된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색감이 개선되고, 자연스러운 HDR, 야간 모드 지원으로 한층 좋은 결과물을 얻게 됐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 개선에 집중하면서 실속을 챙겼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구매량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아이폰은 충성 고객의 신뢰가 두텁기 때문에 출시 초반 늘 좋은 반응을 받아 왔다. 이들의 구매가 끝나고 난 후에 판매량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쉽게 가늠되지 않는다. 최근 출시된 안드로이드 신작들과 아이폰11 시리즈의 네트워크 방식이 다른 데다 이통사들이 5G 단말기에 더 많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어 가격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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