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M부문 연간 영업이익률 10% 미만···원가 절감 위해 ODM 물량 확대 전망
부품업계, 중국 업계 공급 검토···단가 경쟁력 등 애로사항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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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A90 제품 사진.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원가 절감에 나서면서 국내 중소·중견 부품업계에 그늘이 드리워졌다. 일부 업체는 삼성전자가 물량을 맡기는 중국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에 직접 공급을 하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등 적극적 대응책을 찾기 위해 나섰다. 

28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에 출시될 스마트폰 모델의 ODM 도입 규모를 두고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대표 ODM업체인 윙텍·화친 등과 제휴를 맺으며 협업을 논의하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IM사업부가 내년 출시 모델별로 ODM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도 사업전략이 수립되는 내달 중반 이후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사업부는 지난 2분기 이후 스마트폰 사업에서 비용 절감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2분기 삼성전자 IM사업부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에 비해 31.3% 감소한 1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대작인 갤럭시S10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한 가운데 중저가 스마트폰 경쟁이 가열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 판 만큼 벌지 못하자 수익성은 주춤했다. 지난 2분기 IM부문 영업이익률은 6.0%로 지난 3년간 역대 2분기 중 최저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률도 2017년 11.1%에서 지난해 10.1%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률 역시 10%에 못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보급형인 갤럭시A 시리즈 중 갤럭시A50 이하의 저가형 모델 등을 중심으로 ODM 도입 범위를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요 관건인 물량 규모에 대해서는 내년에 최소 5000만~6000만대, 최대 1억대 규모가 거론되고 있다. ODM 물량 확대 방안을 두고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ODM 도입은 비용 절감에 효과가 있지만 품질 관리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매출이 80~90%에 달하는 국내 중견·중소 부품사들에서는 단기적 타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에 부품업계에선 지난달 ODM 확대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TF를 꾸려 대응 중이다. 여기엔 대기업을 제외한 ‘협성회’ 소속 회원사 대다수가 참여했다. 상당수 업체가 중국 ODM업체인 윙친과 화텍 등에 부품을 직접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적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대응한다 하더라도 단기적인 직격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만드는 저가형 모델의 경우 삼성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품질 기준이 낮다. 불량과 양품에 대한 기준이 삼성과 다르기 때문”이라며 “또 중국 업체는 삼성전자보다 최종 품질 검사에 있어 공정 및 인력 배치 요건이 세지 않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비용을 줄이면 단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외형 지키기를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업체인 윙텍과 화친이 중국 부품사로 공급망을 열 가능성이 큰 데다가, 국내 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은 단가를 앞세워 공급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일부 중국 ODM업체와는 예전에 거래한 전력이 있어서 다시 거래를 트는 ㄷ 큰 무리가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단가 경쟁력 등을 고려했을 때 애로사항이 많을 것으로 본다. 윙텍과 화친 등이 중국 쪽으로 부품 소싱을 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ODM 확대 방침이 공급 물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풀이한다. 지난해 출하량 2억9200만대를 기록하는 등 연간 3억대 출하량 벽을 넘지 못한 삼성전자로서는 시장 선점 차원에서 물량 확대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부사장은 지난달 '갤럭시노트10' 언팩 행사에서 "연간 출하량 3억대를 사수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저가형 모델을 중심으로 물량을 추가적으로 늘린다면 국내 업계의 타격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삼성전자가 ODM 물량을 늘려 출하량을 증대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부품업계에 미칠 추가적인 타격은 다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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