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마이크로LED TV 지목···'더 월 럭셔리' 전시관 4곳 확충
수억원대 가격 장벽으로 상용화 요원··· 생산 원가 절감은 과제

삼성전자가 24일(현지 시간)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싱가포르에‘더 월(The Wall)’체험용 쇼룸을 오픈했다. 프리미엄 디스플레이‘더 월 럭셔리(The Wall Luxury)’146형 제품 사진.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4일(현지 시간)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싱가포르에‘더 월(The Wall)’체험용 쇼룸을 오픈했다. 프리미엄 디스플레이‘더 월 럭셔리(The Wall Luxury)’146형 제품 사진.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한 축으로 내세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제품 특성 상 수억원대를 호가하는 높은 가격 장벽 때문에 상용화는 요원한 실정이다. 삼성전자가 기술 한계를 극복하고 마이크로LED 시장 외연을 확장할 지 주목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전세계에서 4곳의 '더 월' 전시관을  확보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삼성전자는 싱가포르의 유명 쇼핑몰 ‘밀레니아 워크’에 위치한 명품 오디오 전문매장 ‘AV 인텔리전스’에 ‘더 월’ 쇼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영국 2곳, 한국 1곳에 이어 4번째로 세워진 더 월 전시관이다. 

이곳 전시관엔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출시한 '더 월 럭셔리'가 진열됐다. 더 월 럭셔리는 마이크로LED 기반 디스플레이다. 모듈형 디스플레이인 '더 월'과 달리 가정용 제품이며 146·219·292형 3가지 정형 사이즈로 구성된다. 최대 2000니트 밝기와 120헤르츠의 주사율, HDR10+, AI 업스케일링 등 최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더 월 럭셔리는 집에서 최고의 홈 시네마 경험을 누리고 싶은 고객을 대상으로 출시된 프리미엄 디스플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은 수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설치 환경에 따라 견적도 달라지며 지역별 B2B 유통 경로로 별도 주문해야 하는 점도 특징이다. 일반 가정용 홈 시네마 제품이 아닌 사실상 슈퍼 리치를 겨냥한 제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가격 장벽은 기술 한계로 인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생산 원가 자체가 높다는 설명이다. 마이크로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수준의 초소형 칩 하나하나를 소자로 활용하는 디스플레이다. 색상 재현과 내구성, 소비 전력이 월등히 우수한 최첨단 기술로 꼽힌다. LED 조각을 이어붙여 만들기 때문에 제품 형태와 해상도 설정이 자유롭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러나 일반 디스플레이 패널과 달리 초소형 칩을 촘촘하게 심어야 하기 때문에 수율 잡기가 쉽지 않은데다가 칩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량 전사 기술 개발이 취약해 대량 양산도 어렵다. 일각에선 가격 조정이 불가능한 ‘수제’ 제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소형화도 용이하지 않다. 100인치 이상 초대형 TV 제품에만 적용이 가능한 점도 문제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의 가격 장벽은 상용화의 발목을 잡았다. TV 사업 방향의 한 축으로 마이크로LED를 강조해 온 삼성전자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은 TV 발표 행사 때마다 “VD사업부는 마이크로LED 와 QLED TV 투 트랙으로 간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마이크로LED 개발과 생산은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닌 삼성전자 CE부문 산하 VD사업부가 전담한다. 삼성전자에 TV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했던 삼성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LED를 개발 및 양산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향후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시장의 외연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관건은 생산 원가 절감 가능성이다. 삼성전자는 올초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마이크로LED를 적용한 75인치 디스플레이를 내년부터 양산할 것이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는 가격경쟁력이나 수율 측면에서 다른 모델들과 경쟁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생산 원가를 절감하지 못 하면 프리미엄 QLED TV를 대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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