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과 및 유화책에도 시위 규모 커져
UN, 칠레에 인권조사단 파견 예정···인권 침해 사항 조사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개혁을 요구했다. 지하철 요금 인상에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시민들의 사회 불평등에 대한 분노가 커지며 날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시내 명소인 바케다노 광장 등으로 몰려나온 시민들은 임금 인상과 연금, 의료보험, 교육 개혁 등을 요구했다. 시위를 이끈 주요 참가자들은 대학생이나 2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시위에 참가했다.
주중에 집 근처 시위에 참석하던 이들이 금요일인 이날 오후엔 시내 시위에 몰린 것이다. 칠레 시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칠레의 최대 행진’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리며 참가를 독려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시위는 폭력을 자제하고 대체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앞서 시위가 지속되자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사과와 유화책을 통해 시위대 달리기에 나섰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전날 전기요금 인상안 철회, 기초연금 인상, 최저임금 인상, 의료비 부담 완화 등의 유화책을 내놨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위대는 피녜라 대통령의 사퇴, 경제 개혁, 내각 교체 등 좀 더 전면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직원 30명 규모의 마케팅 업체를 운영하는 파블로 스테일은 “우리는 모두가 함께 만든 새로운 사회적 협약, 새로운 헌법이 필요하다”며 “나는 칠레의 특권층이지만 이 사회를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뭔가 더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이날 오전에는 트럭·버스 운전사들이 산티아고 주변 도로와 고속도로를 가로막기도 했다. 이들은 도시 고속도로에서 부과하는 수수료의 폐지를 요구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번 주말 기업 단체와 노조, 대학, 시장, 내각 등과 회담을 열 계획이다.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유엔 역시 시위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칠레에 인권조사단을 파견해 시위대에 대한 인권 탄압 의혹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파견된 인권 전문가들은 오는 28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도착한 후 여러 도시를 다니며 시위 과정 중 발생 가능한 인권 침해 사항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