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신제품 대신 애플워치5에 관심

아이폰11 시리즈 출시일인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스토어 앞에 구매 대기자들이 줄을 서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아이폰11 시리즈 출시일인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스토어 앞에 구매 대기자들이 줄을 서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애플 아이폰11 시리즈 국내 정식 출시 30분 전, 애플스토어 앞에는 단 59명의 구매 대기자가 줄을 섰다. 예년보다 줄어든 대기자 수 탓에 아이폰11 출시일이 실감나지 않았다. 밤새 기다린 대기자 상당수도 아이폰11 대신 애플워치5를 구매했다.

아이폰11 시리즈 출시일인 25일 오전 7시 30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애플스토어를 찾았다. 멀리서부터 인산인해를 기대했지만 애플스토어 코앞에 다다를 때까지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예년과는 달랐다. 치열한 분위기보다는 다소 담담한 기다림이 전부였다. 지난해 아이폰X 출시 당시 애플스토어에서 취재했던 한 기자는 1/3로 대기자가 줄어든 것 같다며 이날 줄 선 인원을 재차 확인했다.

애플스토어 관계자는 “픽업 예약을 한 고객들이 많아서 줄이 좀 줄어든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시간을 정해놓고 제품을 받아갈 수 있는 픽업 서비스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올해보다 많이 왔던 것 같고, 올해는 서비스가 입소문이 나면서 많이 기다리지는 않는 것 같다. 애플스토어 운영시간이 10시부터인 줄 아는 고객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1호 구매자인 송영준(17) 군이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에서 아이폰11 프로 250GB 실버 색상을 구매했다. / 사진=변소인 기자
25일 1호 구매자인 송영준(17) 군이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에서 아이폰11 프로 250GB 실버 색상을 구매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 24일 오후 5시 동시에 줄을 선 고등학생 두 명이 각각 1, 2호 구매자가 됐다. 고등학교 2학년인 송영준(17) 군은 전북 지역에서 상경해 아이폰11 프로 250GB 실버 색상을 구매했다. 아이폰6S를 사용하고 있던 송 군은 “5년째 쓰다 보니 카메라가 고장나고 느려져서 빨리 신제품으로 바꾸고 싶다”며 “추석 때 용돈을 모아서 구매하게 됐다”며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5세대(5G용) 단말기가 아닌 것에 대해서는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어차피 5G가 제대로 터지지 않아 비싼 요금을 내고 5G 서비스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논란이 됐던 후면 카메라 디자인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적응이 안됐지만 카메라 성능이 많이 개선돼서 괜찮다”며 “차라리 전면이 더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제조사들이 디스플레이 화면을 늘리기 위해 카메라가 위치한 부분 베젤을 최소화했지만 아이폰은 노치 디자인을 도입한 이후 노치 크기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전히 화면의 많은 부분이 베젤에 가려졌다.

2호 구매자인 백두연 군(16)은 애플워치5를 함께 구입했다.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44mm 실버 색상을 구입한 백 군은 무전기 기능인 워키토키와 상시 표시형 디스플레이인 ‘올웨이즈 온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5일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애플워치5를 구매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아이폰11 출시 첫날인 25일 애플스토어 가로수길 매장 내 애플워치5 구매자 . / 사진=변소인 기자

네 번째, 여섯 번째 구매자는 아이폰을 구매하지 않았다. 이들은 애플워치5만 손에 쥐었다. 네 번째 구매자인 최효섭(24)씨는 “지금 사용하는 모델이 아이폰XS인데 이번에 디자인도 별로 끌리지 않고 기능도 그다지 달라진 것을 못 느껴서 워치만 구매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사에서 판매하는 아이폰11 시리즈를 사전 예약한 이들도 있었지만 11번째 구매자 가운데 6명이 이날 애플스토에서 애플워치만 구매했다. 애플워치5 에르메스 에디션은 부족한 재고로 인해 금세 동이 났다.

25일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에 아이폰11 프로  맥스가 전시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25일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에 아이폰11 프로 맥스가 전시돼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말 많았던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1 프로 맥스의 후면 카메라는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지만 계속 보다보니 적응이 됐다. 애플 에어팟이 출시 당시 ‘콩나물’이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많이 판매된 것처럼 아이폰11 트리플 카메라도 비슷한 현상을 겪을 가능성이 있어보였다. 특히 무광 글래스 소재의 매력이 트리플 카메라와 만나 균형을 맞췄다.

실제로 카메라를 사용해 보니 3개의 카메라가 부드럽게 잘 연동이 됐다. 색감도 개선돼 사진의 질이 확연히 좋아졌다. 손바닥으로 렌즈를 가리고 촬영하니 저조도 모드로 진입해 몇 초를 기다리면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지 친절히 표시해줬다.

오전 8시 55분쯤 애플스토어를 빠져나오면서 다시 한 번 매장 전체를 둘러봤다. 여느 평일의 낮과 차이가 없는 분위기였다. 픽업 서비스를 이용한 뒤 혼잡을 피해 제품을 찾으러 오는 구매자도 간간히 보였다.

이통 3사도 이날 아이폰11 시리즈 출시를 기념해 행사를 진행했다. SK텔레콤은 서울 성수동 창고형 갤러리 ‘피어 59 스튜디오’에서 론칭 쇼케이스 ‘디스트릭트 0’을 진행했다.

25일 SK텔레콤은 서울 성수동의 창고형 갤러리 ‘피어 59 스튜디오’에서 론칭 쇼케이스 ‘디스트릭트 0’을 진행했다. 가수 폴킴이 아이폰11 프로로 관객들과 함께 셀피를 촬영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25일 SK텔레콤은 서울 성수동 창고형 갤러리 ‘피어 59 스튜디오’에서 론칭 쇼케이스 ‘디스트릭트 0’을 진행했다. 가수 폴킴이 아이폰11 프로로 관객들과 함께 셀피를 촬영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이날 행사에는 가수 폴킴과 헤이즈 공연이 펼쳐졌고 SK텔레콤 광고 모델인 배우 고윤정도 참여했다. 폴킴은 직접 아이폰11 프로를 이용해 관객들과 셀피를 촬영했고 이 사진이 화면에 표시돼 참여자 모두 아이폰11 프로로 찍은 사진을 볼 수 있었다.

KT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고객 초청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에 응모한 아이폰11 시리즈 사전예약 고객 중 55명이 참석했으며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이 제공됐다.

LG유플러스는 서울 강남구 강남직영점에서 정보기술(IT) 유튜버 엠알(MR)과 함께 고객 초청 파티 ‘유플러스애플 매니아 와우찬스’를 진행했다. 지난 18~23일 응모한 3만명 신청자 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영향력이 높은 애플 단말기 매니아 11명을 선발했다.

LG유플러스는 이들에게 애플 단말기 올인원 혜택으로 아이폰11 프로, 아이패드 7세대, 애플워치5 등을 모두 증정했다. 또 이번에 신규 출시한 아이폰 특화 요금제 상품인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105’(월정액 10만5천원, 부과세 포함) 3개월 무료 혜택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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