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10월 들어 삼성전자 3174억원 순매수
SK하이닉스 4617억원 순매도···코스피 종목 중 순매수 1위
삼성전자 실적 개선 따른 투심 상승 등 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로고. / 사진=각 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로고. / 사진=각 사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삼성전자 주식은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는 대량 매도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지만 외국인 투심 분위기는 극명히 갈렸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등 스마트폰 판매 개선 기대에 매수세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하락에 매도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0월1일부터 24일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317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에서 삼성전기(3722억원) 다음으로 가장 많은 매수 규모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두 종목에 집중 투자했다. 셀트리온(1911억원), 삼성바이로로직스(1299억원), 카카오(968억원) 등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과 비교해도 삼성전기와 삼성전자 매수 규모가 높은 수준이다.

반면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기업은 SK하이닉스다. 같은 기간 동안 외국인은 이 기업 주식을 4617억원 팔아치웠다. 순매도세가 강했던 SK(-1648억원), 현대차(-1626억원) 등과 비교해 순매도 규모가 3배 이상 높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흐름도 다른 양상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10월1일 4만8850원을 기록, 이후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24일에는 5만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달 들어서만 3.78% 올랐다. 특히 24일 삼성전자 주가는 장초반 5만2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쓰기도 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0월1일 8만2000원을 기록했고 이후 주가 흐름은 8만1000원 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24일에는 80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1일에는 7만7100원까지 내리기도 했다. 

외국인들이 SK하이닉스를 매도하는 이유는 실적 악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6조8388억원, 영업이익은 4726억원(영업이익률 7%)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 93%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26%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실적에 대해 “매출은 수요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며 전분기 대비 6% 늘었으나 수익성 측면에선 D램의 단위당 원가 절감에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폭을 충분히 상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떨어졌지만 최근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폴드 등 전략스마트폰 출시로 투심이 발생해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약 7조7000억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추정치)인 7조1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는 60.2% 감소한 규모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6.6% 늘었다. 이에 주가는 이달 8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네 번의 신고가를 기록했다. 실적 상승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영향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3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상회했고 반도체 업황이 저점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020년 전 사업부의 실적개선이 기대되고 IT 대표 종목으로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도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을 예상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D램 출하량이 기대치를 큰 폭으로 상회했고 4분기에도 견조한 출하량 증가를 나타낼 것으로 보여 재고가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내년도 스마트폰, PC 수요 전망 역시 기존보다 나아지고 있어 상반기 중 재차 상승 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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