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선거제 개혁은 ‘뒷전’···공천·총선 모드 전환하는 정치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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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선거제 개혁은 ‘뒷전’···공천·총선 모드 전환하는 정치권
  • 이창원 기자(won23@sisajournal-e.com)
  • 승인 2019.10.25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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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 ‘공천 가산점’ 논란···바른미래당, 당권·비당권파 총선 포석 작업
‘제 밥그릇 챙기기’ 급급하다는 지적···패스트트랙 협상 난항·국회 계류법안 1만6102건
정치권
정치권이 민생법안, 패스트트랙 지정법안 등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공천, 총선 모드로의 전환을 꾀하는 모습이 관측돼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총선이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정치권이 공천‧총선 모드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이른바 ‘패스트트랙 정국’, ‘조국 정국’ 등으로 국회 파행이 이어지며 각종 민생법안과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등에 대한 처리‧합의에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 상황에서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모드 전환’이 가장 두드러지는 정당은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당이다.

한국당의 경우 지도부의 입에서 ‘공천’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인 소속 의원들에 대해 공천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황 대표는 24일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에 대해 상응하는 평가를 하는 것은 마땅하다”며 “당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 그대로 넘어갈 수는 없다. 반드시 (공천 심사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한국당 지도부의 발언으로 당 내부에서 의원 간 격론이 오가는 모습이 관측된다. 특히 반대 측은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당 차원의 대여(對與) 투쟁이 진행됐던 만큼 수사 대상에 오른 의원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공정성을 해친다고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 공천심사위원회가 아닌 당 원내지도부가 공천 가산점을 운운하는 것 자체도 적절치 못한 처사라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22일 한국당 지도부가 당 조국 인사청문대책 TF(태스크포스) 소속 ‘조국 사퇴 유공 의원’ 표창장을 수여한 것도 공천 사전작업 일환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고 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보수 진영이 결집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도부가 조금 빠르게 당 내부 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자칫 당 분열의 빌미를 제공하고, 총선에만 집중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면서 국민 여론을 더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바른미래당 내부의 이른바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도 총선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많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퇴진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던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행동(변혁)’은 손 대표의 ‘당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며 한층 힘을 쏟는 분위기다.

변혁 소속 오신환 원내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성명서를 통해 “손 대표는 총 9회에 걸쳐 2000만원이 넘는 당비를 복수의 타인에게 대신 납부하게 했다”며 “이는 현행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그리고 바른미래당의 당헌·당규를 정면으로 위반한 중대한 범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손 대표의 행위를 ‘부패범죄’로 규정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와 같은 손 대표를 향한 비당권파의 공세는 오는 11월 또는 12월 분당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염두해 정통성‧정계개편 등 명분싸움에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히고 있다. 앞서 유승민 변혁 대표는 오는 12월 탈당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아직 공천 관련 문제가 표면 위로 오르고 있지는 않다. 다만 이른바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 ‘부산파’ 등 간의 미묘한 ‘기싸움’이 지역구를 중심으로 당 안팎에서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의 공천‧총선 모드로 전환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현재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가 진행 중인 패스트트랙 지정법안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고, 여야의 대립 속에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1만6102건(24일 기준)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생개혁법안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도 매번 ‘뒷전’으로 밀리면서 제대로 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은 만큼 지금 상황에 맞지 않는 처사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20대 국회에 대한 국민의 평가에 귀 기울인다면, 지금은 한가롭게 공천, 총선을 논할 시점이 아니다”라며 “민주당 소속 이철희, 표창원 의원 등이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 살피고,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조속히 인지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원 기자
정책사회부
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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