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함께 각광 받는 차세대 콘텐츠 개발 열풍
완성도 높은 ‘개인화’의 중요성 잊지 말아야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국내 AI스피커의 보급대수가 800만대를 돌파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가 2000만 가구 정도 된다고 하니, 전체 가구의 40% 정도에 AI(인공지능) 스피커가 보급된 것이다. 이제 AI,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로 인한 삶의 변화를 국민들이 체감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AI, IoT(사물인터넷), 5G(5세대 이동통신) 등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상징하는 기술들이다. 5G시대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사실상 이미 시작됐고, AI와 IoT 역시 서서히 각종 스마트 기기들을 통해 우리 삶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AI 스피커와 같은 음성기반 챗봇 서비스 외에도 5G통신 기술의 발달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한다.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실감형 콘텐츠 등 점점 실제와 가까워지는 차세대 콘텐츠 개발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 9월 정부는 이른바 ‘5G 콘텐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민간 기업의 5G 킬러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직 이렇다 할 킬러 콘텐츠가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아주 화려한 시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그녀(Her)’ 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 가져올 삶의 변화를 잘 묘사한 영화로, 요즘 가장 화제가 된 영화 ‘조커(Joker)’ 에서 열연한 ‘호아킨 피닉스’ 가 주연(테오도르 역)으로 출연했다. ‘아이언맨’ 의 ‘자비스’와 더불어 AI와 음성인식 기술이 무르익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미래 모습을 사실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영화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 는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주인공과 대화하며 친밀감을 쌓아가고, 공허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 테오도르는 결국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기까지 한다. 영화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구글의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 아마존의 ‘알렉사’, 그리고 국내의 ‘누구(SKT)’, ‘기가지니(KT)’ 등 국내외를 불문하고 음성기반 챗봇 서비스 경쟁은 매우 치열하고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다.

번쩍번쩍하고 신기한 차세대 콘텐츠와 비교하면, 영화 ‘그녀’의 ‘사만다’는 아주 단출한 편이다. 하지만 강력하다. 심플한 단말기와 매력적인 목소리,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말 한마디 한마디로 ‘테오도르’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고, 관객으로 하여금 ‘나도 한 번 써보고 싶다’ 라는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화려한 기술들을 기반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콘텐츠는 앞으로 중요할 것이다. 텍스트, 이미지, 그리고 동영상으로 이어져온 사람들의 콘텐츠 소비형태 변화를 보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결국 완성도 높고 개인화된 콘텐츠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유튜브가 그러했고, 넷플릭스가 그러했다.

우리에게도 ‘사만다’가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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