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지베스코’ 설립 추진···연말 금융위 등록 후 본격 영업
사업목적에 집합투자업, 부동산 매매·임대·개발업 등 명시
GS건설 100% 출자···“투명성 확보가 관건”

2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GS건설은 올 연말 자산운용사인 ‘지베스코’를 100% 출자로 출범할 예정이다. 집합투자업을 영위하는 지베스코를 통해 리츠 산업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GS건설과 자이S&D는 지베스코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초기 사업비를 조달하는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GS건설이 부동산 간접투자인 리츠(REITs)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모양새다. 최근 집합투자업을 영위하는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GS건설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검토·인력 배치 등을 모두 마친 상태다. 연말 금융위원회 등록을 마치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는 최근 국내·외 건설업황이 악화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산운용사가 GS건설이 100% 출자한 법인인 만큼 리츠 상품에 대한 투명성 확보는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2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GS건설은 신설 법인인 ‘지베스코’를 금융위원회에 자산운용사(전문사모 집합투자업체)로 등록할 예정이다. 등록예정일은 12월 말이다. 지난 8월 22일 설립된 지베스코는 GS건설이 100% 출자해 초기 자본금 50억원이 투입됐다. 한태희 GS건설 프리콘사업부 팀장이 대표이사를 맡았다. GS건설은 지베스코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초기 사업비를 조달하는 창구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GS건설이 지베스코 설립으로 리츠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지베스코의 법인등기에 나온 사업목적을 살펴보면 ▲집합투자업(전문사모집합투자업 포함) ▲집합투자기구 또는 증권과 관련된 재산권·상표권 권리행사에 관한 업무 ▲부동산 매매·임대·개발업 등이 명시돼 있다. 집합투자업은 리츠·펀드 등 여러 투자자에게 투자를 권해 모은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나눠 갖는 것으로 자산운용사의 대표적인 업무다.

특히 리츠는 다양한 수익원 창출 외에도 자산의 유동화와 자금 조달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갖췄다. 그동안 대형 건설사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부동산을 준공한 후 일반분양·통매각 등의 방식으로 수익을 내왔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꺾여 미분양이나 공실 등 리스크가 커질 때 건설사의 재무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리츠는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매입한 부동산에서 발생한 개발·임대·매각 수익을 배당하는 간접투자 상품이다. 다수의 투자자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금조달이 용이하고 사업에서 일어나는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또 임차인에게 받는 임대료 수입으로 안정적인 캐시플로우(현금창출)가 보장된다. GS건설이 리츠 산업에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리츠로 투자개발사업을 진행할 경우 임대운용과 매각 시세차익 등 다양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개발사업에 리츠를 적극 활용해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S&D도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모습이다. 다음 달 6일 코스닥 상장 예정인 자이S&D는 지난해부터 중소규모 주택개발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베스코는 자이S&D와 리츠를 진행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리츠를 진행할 경우 상품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베스코는 GS건설이 100% 출자한 자회사다. 이는 최근 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HTH) 등 금융기관들과 공동출자한 대우건설의 자산관리회사(AMC)와는 다른 구조다. 지배 구조 특성상 해당 상품에서 발생하는 리스크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투자업계관계자는 “지베스코는 GS건설과 자이S&D가 진행하는 사업과 관련된 리츠 상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며 “GS건설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많은 외부투자자들이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지베스코가 모회사의 리스크를 제대로 검증할지 의문이고 다른 건설사처럼 금융전문기관이 끼어있는 것도 아니라서 리츠 상품의 투명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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