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적자였던 씨트리 지분 145만주, 메디포럼에 매각
136억원의 이익 외에도 경영상 긍정 효과 거둬···대금 용도는 차입금 상환 등 예상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대화제약이 지난해 10월 구사옥 매각에 이어 올 10월에도 지분을 보유하던 관계사 매각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136억여원의 이익을 거뒀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경영상 긍정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화제약은 최근 씨트리 보유지분 145만2598주를 메디포럼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주 당 1만500원씩 총 152억5227만9000원에 매각하는 것이다. 이미 매각대금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령했고, 다음달 29일 나머지 85%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령한다고 대화제약은 설명했다.

지난 1998년 4월에 설립된 씨트리는 펩타이드제제 개발 전문기업이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소재해있다. 한미약품 부사장 출신 김완주 대표가 설립한 씨트리에 대화제약이 투자를 시작한 시점은 지난 2004년 7월 21일이었다. 대화제약은 11억원을 투자하며 17.43% 지분을 확보했다. 이어 대화는 지난 2005년과 2010년, 2013년 3차례에 걸쳐 유증에 참여하며 5억1200만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총 투자금액은 16억1200만원인 셈이다.

결국 지난 2004년 7월 이후 대화제약은 씨트리에 16억1200만원을 투자했고, 이번에 152억5227만9000원에 매각키로 했으니 단순 수치상으로는 136억4027만9000원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번 대화제약의 씨트리 매각은 이같은 단순한 셈법을 뛰어넘어 대화제약에 적지 않은 이익을 가져다 준 것으로 풀이된다. 씨트리는 최근 2년간 적자를 기록한 업체다. 실제 씨트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05억4068만1648원 매출을 달성한 반면, 당기순손실은 74억7491만6411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에는 155억5753만4921원 매출과 54억4697만341원 손실을 보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씨트리가 지난 2016년과 올 상반기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최근 2년간 적자를 기록한 것도 사실”이라며 “대화제약은 이번 매각을 통해 단순한 금액 이상의 중요한 가치를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화제약은 이번 매각대금의 구체적 용도에 대해서는 공개를 유보했다. 이날 현재 매각대금의 85% 금액을 수령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급하기에는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업계는 대화제약이 매각대금 일부를 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화제약은 지난 2016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사옥 토지와 건물을 214억원에 취득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족 자금을 외부에서 빌리면서 차입금이 다소 늘었다. 실제 대화제약 유동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447억4419만2368원이다.

대화제약은 지난 2017년 4월 관악구 남현동의 지상 5층 규모 구사옥을 매물로 내놓은 후 1년 6개월 여만인 2018년 10월 55억원에 매각했다. 당초 대화제약이 제시했던 금액은 70억원이었다. 

결국 대화제약은 지난해 10월과 올 10월 잇달아 구사옥과 씨트리 지분을 매각하며 2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매각대금은 대화제약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실제 씨트리를 매각한 데 따른 효과는 200억원을 훨씬 넘으며 계량화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향후 대화제약이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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