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공실’이 상생스토어로 변신···청년몰, 키즈라이브러리, 스터디카페 등 마련
기획단계부터 삼척시 참여···승강기, 주차장 등 기반시설 개선하기로
시장활성화 위해 2, 4주 수요일인 의무휴업일을 상생스토어는 1, 3주로 변경
상생스토어 시너지 효과 어느정도 입증···1호점 당진어시장 매년 50% 이상 객수 늘어

24일 오픈한 삼척 중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사진=이마트
24일 오픈한 삼척 중앙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 사진=이마트

이마트 노브랜드가 삼척 중앙시장에 10번째 상생스토어를 열었다. 유통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전통시장과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척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기존 점포와 달리 기획 단계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해 만든 첫 매장이다.

이마트는 삼척 중앙시장 C동 2층에 312㎡(약95평) 규모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10호점을 오픈한다고 24일 밝혔다. 2016년 8월 충남 당진어시장에 상생스토어 첫 점포를 연 이후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이마트 관계자는 “삼척 상생스토어는 강원도, 삼척시, 이마트 등 지자체와 민간기업 3자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처음으로 함께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 20년 간 비었던 곳이 상생스토어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들어서는 C동 2층은 20여년간 공실로 비워져 있던 공간을 활용했다. 이 곳에는 상생스토어 외에도 스터디카페형 휴게공간 ‘&라운지’, 아이들 학습 공간인 ‘키즈라이브러리’ 등이 소비자들을 기다린다.

이번 상생스토어는 시작 단계부터 지자체가 참여했다. 이마트와 삼척시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상생스토어와 청년몰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기획했다.

삼척 중앙시장은 1770년 읍내장으로 시작해 1975년 상설시장으로 지금의 모습을 형성했다. 이후 삼척지역 탄광 산업이 쇠퇴하면서 550여개의 매장 중 167개소가 20여년간 비어있을 정도로 침체를 겪었다.

삼척시는 이 곳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상생스토어 입점과 함께 주차장, 승강기 등 기반시설 정비에 힘을 쏟고 있다. 고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승강기를 새로 설치했으며 현재 147면인 주차 공간을 주차 타워 형식으로 개선해 370면까지 늘릴 계획이다.

상생스토어 입점으로 활력을 찾은 전통시장을 직접 확인한 삼척시와 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삼척 중앙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종광 삼척 중앙시장 상인회장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와 청년몰을 통해 삼척 중앙시장을 국내 대표적인 관광지구인 삼척의 명소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 ‘지역상생과 젊은 세대’ 모두 잡는다

이마트는 전통시장에 젊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라운지, 키즈라이브러리를 마련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삼척 중앙시장 C동 2층에 312㎡(약95평) 규모로 들어선다.

삼척 중앙시장은 A, B, C동 총 3동으로 나뉜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C동 중앙에 위치한 건물 2층에 자리 잡았다. 이 곳 전통시장을 찾는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시장을 통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들어올 수 있다.

상인회와 협의를 거쳐 노브랜드 점포에서는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야채, 과일은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삼척시는 동해시에 이어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생스토어의 의무휴업을 변경했다. 삼척 중앙시장 상생스토어는 관내 다른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매월 2, 4째 수요일에 영업을 하는 대신 1, 3째 수요일에 의무휴업을 하도록 했다.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옆에는 125㎡(약38평) 규모의 ‘&라운지’를 마련돼 있다. 시장에 장을 보러 온 고객이 편하게 앉아 휴식을 취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스타필드 별마당 도서관에서 기증한 책 3000권이 비치돼 있다.

같은 층엔 삼척시에서 조성한 아이들을 위한 공간 ‘SOS통통센터’(Support of One-Stop 統通)도 함께 오픈했다.

SOS통통센터는 어린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138㎡(약42평)규모의 ‘어린이 놀이터’와 장난감을 대여할 수 있는 69㎡(약21평) 규모의 ‘장난감 도서관’, 다양한 테마의 도서‧교구가 마련돼있는 55㎡(약17평) 규모의 ‘키즈라이브러리’가 들어섰다.

이마트는 SOS통통센터에 ‘키즈라이브러리’를 조성해 시에 기부하는 한편, 아이들이 맑은 공기 속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SOS통통센터 전체에 미세먼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공기 청정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장 2층과 3층에는 총 25곳의 청년몰이 들어선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상생스토어의 경우 청년몰이 운영중인 곳에 상생스토어가 입점하는 형태였다면 이번 삼척 중앙시장은 처음부터 상생스토어와 청년몰의 시너지를 고려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젊은 고객의 유입을 극대화 하기 위해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판매하는 청년몰을 상생스토어와 같은 건물에 인접해 배치한 것이다.

이마트는 청년몰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난 17일 청년 상인들을 대상으로 최신 유통 트렌드와 점포운영 노하우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삼척시는 최대 12개월 임차료를 지원하는 한편 인테리어비 최대 60%지원, 청년몰에서 구매한 상품을 먹고 즐길 수 있는 공용공간과 각종 부대시설을 제공했다.

 

삼척 중앙시장 2층에 위치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사진=유재철 기자
삼척 중앙시장 2층에 위치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 사진=유재철 기자

 

◆ 이마트의 상생노력 ‘통했다’

이마트는 2016년 8월 당진 어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첫 선을 보인 후 이번 삼척 중앙시장까지 총 10개의 전통시장과의 상생을 이어가고 있다.

당진 어시장의 경우 16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유치 후 시장 주차장 이용 건수가 전년대비 16년에 50.8%, 17년은 54.5% 증가했다.

올해 7월 오픈한 노브랜드 동해 남부 재래시장 상생스토어의 경우 상생스토어 최초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FC형태의 매장으로, 기존 잡화점 운영 시 보다 매출이 5배 증가했다. 하루 평균 방문객이 400~500명가량 증가했다고 이마트 측은 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경쟁관계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업형 유통이 오히려 전통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모범적인 성공사례로 평가 받아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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