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부분변경, 내달 출시 예정···신차급 탈바꿈 평가
현대차 양산차 최초로 르 필 루즈의 그릴·헤드램프 일체형 디자인 적용
기어봉·아날로그 시계 사라지고 버튼식 전자변속기 및 12.3인치 대화면
올해 K7에 밀려 주춤, 신모델로 3년 연속 준대형 베스트셀링카 수성 가능할지 주목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는 이번 디자인의 시작점은 운전자와 동승자들이 타게 될 내장이었음을 강조했다. 사진은 ‘더 뉴 그랜저’의 내부(위)와 6세대 그랜저IG의 내부모습. /사진=현대차, 김도현 기자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는 이번 디자인의 시작점은 운전자와 동승자들이 타게 될 실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더 뉴 그랜저’의 내부(위)와 6세대 그랜저IG의 내부모습. /사진=현대차, 김도현 기자

“대한민국에서 성공을 상징하는 그랜저 디자인은 새로운 고객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어야 했다. 청바지를 입은 젊은 사업가, 고정관념을 뛰어 넘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여성 리더들 등 각자의 인생에서 치열하게 일궈낸 ‘다양한 성공’에 응답할만한 해답을 찾는 것이 그랜저 디자인의 출발점이었다.”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는 ‘더 뉴 그랜저’의 공개에 앞서 이 같이 강조했다. 더 뉴 그랜저는 2016년 11월 출시된 6세대 그랜저IG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다. 6세대 모델을 선보인지 3년 만에 부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둔 현대차는 24일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내 디자인센터에서 프리뷰 행사를 개최했다.

이 전무는 “이번 디자인의 출발점은 내부에서 시작됐다”고 언급하며 “차를 타게 될 고객의 심리적 만족감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디테일에 주력했으며, 이 같은 감성을 차 외부로 연결해 차별화 된 디자인을 추구했다”며 이번 페이스리프트가 디자인에 주안점을 둔 풀 체인지급 변화였음을 시사했다.

이 전무의 소개를 끝으로 베일에 가렸던 신형 그랜저가 모습을 드러냈다. 디자이너들의 고심은 내부에서 시작됐으나, 첫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기존 모델과 상반된 전면부였다. 르 필 루즈(Le Fil Rouge)가 선보였던 그릴과 헤드램프가 일체형으로 된 디자인이 현대차 양산차로는 처음으로 더 뉴 그랜저에 적용됐다.

단순히 헤드램프가 그릴을 파고 들어온 형태가 아니라 단절됐던 그릴과 헤드램프가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특별한 통합형 디자인으로 구현됐다. 구체적으로 그릴은 보석 모양의 ‘파라메트릭 쥬얼(Parametric Jewel)’ 패턴으로 꾸며졌다. 더불어 신형 쏘나타에 최초로 탑재됐던 ‘히든 라이팅 램프’가 주간주행등(DRL)으로 장착됐다.

앞서 쏘나타에서 선으로 구현됐던 히든 라이팅 램프는 마름모 면으로 진화했다. 시동이 꺼져 있을 땐 그릴의 일부지만, 시동을 켰을 땐 DRL이 점등돼 차량 전면부 양쪽에 별이 떠 있는 듯한 모습이 나타난다. 더불어 신형 그랜저는 전장이 4990mm로 기존모델 대비 60mm 늘어났으며 40mm 증대된 축간거리로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성을 확보했다.

측면부 디자인은 매끄럽고 스포티한 인상이 강화된 가운데, 후면부의 경우 기존 디자인을 계승 발전시켰다. 리어램프가 더욱 얇고 길어져, 보다 넓어 보임과 동시에 낮고 안정적인 인상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운전자들의 경우 도로 위에서 차량의 후면부를 보게 돼 신차 구매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곤 하는데, 이번 더 뉴 그랜저 티저영상이 공개된 직후 후면부에 만족감을 드러낸 반응들이 회자되는 상황이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내부는 운전석 중심으로 대폭 변화됐다. 기존 그랜저에서 첫 선을 뵀던, 현대차 프리미엄 모델의 상징으로 불리는 아날로그 시계가 자취를 감춘 대신, 동급 최고 수준의 12.3인치 클러스터와 심리스(Seamless) 형태로 내비게이션이 장착돼 높은 시인성을 구축했다.

기어봉이 사라지고 전자식 변속버튼(SBW)이 자리했다. 인처공학적 설계에 따라 운전석에서 편안하게 기어조절이 가능하게 했는데, 덕분에 센터콘솔이 기존 그랜저보다 비교적 높게 솟구쳤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높아진 대신 후면에 히든공간이 생겼는데, 이곳에는 차량용 시거잭과 USB 연결소켓 등을 비치했다. 전체적인 콘솔을 고급 소재의 가죽이 감싸고 있어, 프리미엄 이미지를 한 층 더했다.

앞서 출시된 그랜저IG는 전통적인 수요층을 넘어섰다는 평을 얻은 바 있다. 이른바 ‘아빠차’에서 ‘오빠차’로의 변화라 통용되곤 했는데, 더 뉴 그랜저의 경우 보다 젊은 고객들을 위한 그랜저 디자인에 신경 썼으며, 여기에 고급스러움을 더해 중형차와 대형차 수용층의 흡수를 꾀한 것으로 풀이 된다.

또 더 뉴 그랜저는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성을 확보하고 운전석은 물론 뒷자리에서도 손길이 닿는 곳마다 디테일한 마감처리를 더해, 기존 타깃층에도 만족감을 선사할 전망이다. 팰리세이드 디자인으로 시장과 고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이번 더 뉴 그랜저 디자인에도 참여한 현대차 내장디자이너 장주연 채임연구원은 “다양한 연령층이 만족할만한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는데 신경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성공의 대명사인 그랜저가 혁신적 진보를 바탕으로 더 뉴 그랜저로 재탄생했다”면서 “새로운 그랜저는 준대형을 넘어 전체 세단시장을 이끄는 절대 강자로서 향후에도 세단 시장의 성장과 트랜드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 시사했다.

한편, 그랜저IG는 2016년 11월 출시된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에서만 약 34만대가 판매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열풍 속에서도 세단 시장을 이끌며 이 기간 누적판매량 기준 국내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2017년부터 2년 연속 ‘베스트셀링’ 모델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기아차 K7에 밀려 판매가 다소 주춤한 것이 사실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바탕으로 재차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더 뉴 그랜저 /사진=현대차
더 뉴 그랜저. / 사진=현대차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