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D램 ASP 16% ↓·낸드 적자···영업익 전년 比 93% 하락
4분기 전망도 우울··· 내년 5G 호재 모바일D램 20% 성장 전망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 들어 우하향 곡선을 그리는 SK하이닉스 분기 영업실적이 3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4726억원으로 6조원을 웃돌았던 전년 동기 대비 93%나 감소했다. 지난해 두 개 팔아 하나를 남겼던 수익 구조는 올 들어 10개를 팔고 1개도 못 건지는 영업이익률(7%)로 기록됐다. 올 3분기 매출 80%를 잡고 있는 D램 평균판매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16%나 감소했다.

올 4분기 업황도 녹록하지 않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를 넘어 내년 5G 스마트폰 호재에 반등 기회를 걸고 있다. 내년 생산 및 설비 투자를 축소하며 당분간 몸집을 줄이고 수익성 보전에 힘쓸 전망이다. 

◇손실 폭 키운 D램···낸드 적자 발목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 6조8388억원, 영업익 4726억원을 기록했다. IT 성수기를 맞이해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6% 늘었다. 중화권 및 미주권 모바일향 메모리 물량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그간 잠잠했던 서버 수요도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수익성은 잡지 못 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6376억원) 대비 26% 쪼그라든 4726억원이다. 매출 77% 비중을 차지하는 D램 가격 하락세 영향이 컸다. 전 제품군에서 D램 값 하락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매출 비중이 가장 컸던 모바일향 D램은 재고 소진이 중심이 되면서 가격 하락 폭이 오히려 더 커졌다. 여기에 D램 출하량은 직전 분기 보다 23%나 늘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16% 급락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스마트폰과 PC향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지만 적자 구조는 여전했다. 다만 D램보다 가격 회복이 빨라 수익성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 분기 일시적으로 비중을 늘렸던 단품 판매를 축소함에 따라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 감소했다”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품 판매 비중을 줄여 ASP는 전 분기 대비 4%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낸드 주요 응용분야에서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전 분기 대비 수익성 개선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단기간 내 낸드 사업의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던 재고는 올 들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올 3분기 재고자산은 5조4740억원으로 전 분기(5조5890억원) 대비 1150억원 가량 줄었다. 여전히 지난해 말 재고자산(4조4230억원) 대비 1조원 가량 규모가 크지만 회사 측은 연내 재고 정상화를 자신한다. D램 재고는 지난 2분기 말 10주 규모 물량에서 올 3분기 말 5주 정도로 줄었고, 낸드는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6주 수준으로 감소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 4분기도 D램 재고 수준은 비슷하게 유지되다가 내년부터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미 상당 부분 정상화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5G폰 호재 기대…불확실성에 설비 투자 감축 전망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도 상반기 대비 좋은 수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올 4분기 D램의 출하량은 한자릿수 중반대%, 낸드는 약 1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으로는 D램이 10% 후반, 낸드 50% 수준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까지 실적 감소세를 안고 갈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는 IT 비수기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약세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일부 증권사는 최근 SK하이닉스가 올 4분기 4000억원대에 못 미치는 영업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보다 내년 업황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5G 스마트폰 시장 개화에 따라 호재를 누릴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 5G 시스템온칩(SoC) 상용화에 따라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5G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5G 스마트폰 시장은 수천만대 규모 시장에 불과하지만, 고객사 목표를 취합한 결과 내년엔 2억대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평균 탑재 용량도 4기가바이트(GB)에서 5GB로 늘어 내년 모바일 D램 성장률은 2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당분간 몸집을 줄이고 수익성을 보전하는 사업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장비 및 설비 투자를 대폭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메모리 수요는 회복되지만 대외적 불확실성을 감안하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 내년 경영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설비투자 규모는 올해보다 상당한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비 투자 역시 상당 부분 줄어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팹 중국 우시 C2F와 청주 M16의 램프업 시점을 유동적으로 조절하고, 내년 하반기 완공되는 이천 M16 역시 시황에 맞춰 후속 일정을 조정할 방침이다. 차진석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 분기 밝힌 것처럼 M10의 D램 캐파를 이미지센서로 전환하고 2D 낸드 웨이퍼 축소를 진행 중”이라며 “내년 D램과 낸드 웨이퍼 투입은 둘 다 모두 줄어들 것이며 투자 금액도 올해 대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미세공정에 대한 투자는 지속한다. 또 고부가 제품 위주로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최근 이 회사는 10나노급 3세대(1Z) 공정 적용 D램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내년 공급을 목표로 양산 준비 중이다. 전 세대인 2세대(1Y) D램 제품의 경우 올 연말까지 생산 비중은 10%초반까지 높인다. 오는 2021년 초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4세대(1a) 양산에 적용해 미세 공정 기술 우위를 높일 방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낸드의 경우 96단 4D 제품 생산 비중을 연말 10% 중반 이상까지 확대하고, 128단 4D 낸드는 내년 상반기 양산 안정화에 집중해 3분기부터 공급할 계획"이라며 "올 4분기엔 낸드 매출 중 SSD가 차지하는 비중을 30%까지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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