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빌, 12분기 연속 적자 전망
컴투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하락세

이미지=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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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빌과 컴투스가 최근 동반부진을 겪고 있다. 게임빌은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컴투스는 지난 2분기 전년대비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신작 출시 및 e스포츠 활성화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계획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모바일게임 개발해온 모바일 명가

게임빌은 2000년, 컴투스는 1998년 설립한 게임 개발사다. 당시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두 회사 모두 2G폰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부터 모바일게임을 개발해 왔다. 당시 넥슨·넷마블·엔씨 등 대다수 게임사는 PC 온라인게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게임빌과 컴투스의 경우, 사실상 모바일게임 개발의 원조 격인 회사들이다.

2000년대 중후반 게임빌은 ‘제노니아’ ‘놈’ ‘프로야구’ 시리즈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컴투스 역시 ‘미니게임천국’ ‘액션 퍼즐 패밀리’ 시리즈와 ‘컴투스 프로야구’ 등으로 주목받았다.

이렇게 모바일게임업계 양대 산맥으로, 경쟁관계를 유지하던 두 회사는 2013년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가 2013년 컴투스 인수에 나서면서부터다. 게임빌이 경쟁사였던 컴투스를 인수하게 된 일은 지금까지도 ‘신의 한수’로 회자된다.

송 대표는 컴투스를 인수하면서 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업계 관측을 깨고 양사의 기업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독자 경영을 택했다. 이후 게임빌과 컴투스는 ‘형제회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송대표는 현재 양사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 ‘서머너즈 워’ 대성공 이후 최근 부진 겪어

컴투스는 게임빌에 인수된 이후 출시한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승승장구하게 된다. 게임빌 역시 ‘별이 되어라’가 흥행에 성공, 두 회사 모두 나란히 전성기를 맞게 된다. 특히 서머너즈 워는 한국 단일 모바일게임 중 최초 누적 매출 1조원과 글로벌 누적 1억 다운로드를 돌파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산 게임의 무덤으로 불리는 북미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모바일게임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후 출시된 신작들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최근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게임빌의 경우, 지난해 매출 1125억원, 영업손실 17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 영업손실 41억원, 2분기에도 영업손실 59억원을 기록하는 등 11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3분기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되는 셈이다. 계속되는 적자속에서 게임빌은 최근 서초동에 위치한 사옥을 매각하고 컴투스가 있는 가산디지털단지로 자리를 옮겼다.

컴투스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컴투스는 지난해 매출 4818억원, 영업이익 14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5.2%, 24.7% 감소한 수치다. 컴투스 매출은 지난 2016년 5130억원으로 최대치를 찍은 이후,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컴투스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3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1.3% 줄어든 수치다. 컴투스의 이러한 실적 감소는 서머너즈 워 이후 이렇다할 흥행 신작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컴투스는 지난해 기대작이었던 모바일게임 ‘스카이랜더스’를 출시했으나 흥행에는 결국 실패했다.

서머너즈 워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이미지. / 사진=컴투스
서머너즈 워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이미지. / 사진=컴투스

◇신작·e스포츠로 재도약 노린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게임빌과 컴투스는 신작 출시 및 e스포츠를 통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게임빌은 최근 신작 농구게임 ‘NBA 나우’를 출시한 데 이어, 다음달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NBA 나우는 NBA측과 전체 팀 유니폼과 코트를 포함해 공식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실제 NBA 리그 진행과 연동돼 선수의 현재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는 국내에서 1700만 다운로드, 글로벌 누적 7000만 다운로드에 육박하는 ‘게임빌프로야구’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그만큼 이번 게임에 대해 게임빌에서 거는 기대도 큰 상황이다.

컴투스 역시 최근 자회사 데이세븐이 개발한 모바일 스토리RPG ‘워너비챌린지’ CBT를 시작했다. 워너비챌린지는 4인 4색의 매력적인 ‘도깨비’들과 함께 주인공 캐릭터를 성장시켜나가는 컴투스 최초의 스토리 RPG다. 한국적이고 아름다운 그래픽과 차별화된 로맨스 판타지 풍의 스토리 컨셉이 특징이다. 컴투스는 스토리 RPG 출시를 통해 매출 다각화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앞서 데이세븐은 자사 IP를 활용한 웹드라마 ‘일진에게 찍혔을때’를 통해 누적 5000만뷰를 돌파한 기록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컴투스는 ‘서머너즈워: 백년전쟁’, ‘서머너즈워 MMO’ 등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 2종도 준비하고 있다. 두 게임 모두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컴투스는 또 서머너즈 워를 통한 e스포츠 활성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e스포츠를 통해 서머너즈 워 브랜드를 알리고 신규 유처층을 창출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를 통해 지난 6월 한국과 스웨덴간 최초의 국가 대항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계속해서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 자사 모바일게임을 통해 글로벌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곳은 사실상 컴투스가 유일하다.

다만 게임빌과 컴투스 모두 신작 게임들이 어느정도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흥행한 서머너즈 워 IP를 활용한 신규게임은 분명한 기대요인이다. 4분기에는 서머너즈 워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영향으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IP 확장이 더딘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게임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리니지2M’, ‘V4’ 등 경쟁사들의 대작 게임이 줄줄이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게임빌과 컴투스의 신작들이 상대적으로 묻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특히 컴투스의 경우, 서머너즈 워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상태다. 새로운 흥행 신작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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