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나보타 수출 효과 등 호재 많아···라니티딘 판매중지 여파는 일부만 영향
동아ST, 리베이트 이미지 희석하고 전문약 매출 회복 추세···라니티딘 대체제 등 반사이익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조만간 상장 제약사들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된다. 특히 대웅제약은 나보타 수출 효과 등 호재와 라니티딘 제제 판매중지 여파라는 악재가 엇갈리며 실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아ST도 리베이트 기업 이미지가 희석되며 전문의약품 매출이 회복되는 추세여서 주목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9일 한미약품, 30일 동아ST, 다음달 4일 종근당 등 상장 제약사들의 올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실적 발표는 3개월마다 진행되는 것이지만 이번 3분기 실적은 특히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위궤양 치료제나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주원료로 사용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대해 판매중지와 회수를 결정하는 등 약업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업계 전체적으로는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위권 제약사는 현재로서 긍정적 예상과 전망을 좀 더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웅제약과 동아ST는 전반적으로 호재가 이어지고 있어 3분기 실적이 주목받고 있다.

우선 대웅제약은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5563억3900만원 매출을 달성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액 2634억여원, 영업이익 171억여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올 들어 대웅제약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데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수출 효과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나보타를 통해 올 2분기에만 186억여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대웅제약의 간판 품목인 간질환 치료제 ‘우루사’ 매출도 전년 동기에 비해 1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지난달 ‘라니티딘’ 성분이 포함된 주력 품목 알비스가 판매중지되며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연간 매출 규모가 600억원대인 품목을 잃으며 대웅제약 전체 매출에도 여파가 미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단, 식약처의 라니티딘 판매중지 조치는 지난달 26일 발표됐기 때문에 본격적인 여파는 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메디톡스와 진행 중인 소송도 결과에 상관 없이 대웅제약에게 부담을 지우고 있다. 소송비용이 2분기에만 40억여원 규모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대웅제약의 3분기 매출액은 2530억원, 영업이익은 13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0%, 68.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원가율 개선으로 1.9%포인트 상승한 5.4%가 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동아ST는 올 상반기 2943억1600만원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303억1400만원 영업이익과 281억6700만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동아ST의 경우 무엇보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기업이라는 기존 이미지가 희석된 것이 상반기 매출 성장에 큰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ST의 리베이트 이미지가 옅어졌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전문약 매출이다. 의사들은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제약사 품목을 처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전문약 매출 증가는 그같은 경향이 사라지고 있음을 일부 증명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아ST의 전문약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리베이트 제공으로 법정까지 간 사실을 의사들이 잊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자진 탈퇴하는 등 과거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 올 2분기만 놓고 보면 동아ST 전문약 매출은 769억여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늘어났다. 기능성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과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 손발톱무좀 치료제 주블리아 매출이 고루 증가했다. 

스티렌과 가스터 등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을 보유한 점도 동아ST로서는 호재다. 가스터는 일동제약과 코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어서 당장 동아ST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품목이다. 한 제약사 직원은 “가스터 사례는 시장을 잃게 된 일동제약 요청으로 성사됐고, 코프로모션이 동아ST가 일동제약에 품목을 판매하는 과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동아 입장에서는 이익만 생기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일본 삼화화학연구소(SKK)에 기술수출한 적혈구조혈자극제 다베포에틴-알파 바이오시밀러 ‘DA-3880’의 일본 제조·판매 승인 획득 등 동아ST에 호재가 이어지는 형국이다. 단, 이 같은 호재는 4분기에 본격적으로 진행됐거나 진행이 예상되기 때문에 3분기 실적에는 일부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각종 의약품 관련 이슈가 발생해 이번 3분기 실적 내용이 주목되는 시점”이라며 “실적에 따라 상위권 제약사들에게서 희비가 엇갈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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