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복지부 쥴, 릴 베이퍼 등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권고' 발표
같은날 경쟁제품인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3 듀오' 공개···한국PM, 렌탈 및 대여 서비스 내놓으며 소비자 끌기 총력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이코스 3 듀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제품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박지호 기자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가 23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이코스 3 듀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제품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박지호 기자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신제품이 나왔다. 바로 '아이코스 3 듀오'다. 아이코스 3 듀오는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에서 배터리 기능을 개선한 최신형으로, 정부가 경쟁제품인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과 릴 베이퍼 등에 대해 '강력한 사용 중단 권고'를 내린 틈을 타 전자담배 1위 점유율 굳히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궁지에 몰린 쥴에 의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3일 한국필립모리스가 공개한 아이코스 3듀오는 홀더 연속 사용 횟수가 기존 1회에서 2회로 늘어나는 등 기존 아이코스 3나 아이코스 2.4+보다 배터리 성능이 강화됐다. 아울러 충전 시간도 대폭 줄었다. 방전 후 1회 충전 시간의 경우 아이코스 3가 평균 3분 30초, 아이코스 2.4+가 평균 4분 10초인 데 반해, 아이코스 3 듀오는 평균 1분 50초다. 사용 편의성이 개선된 것이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는 "아이코스 3 듀오는 개발 과정에서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 연속 사용과 충전시간 단축이라는 기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라면서 "보다 많은 성인 흡연자들에게 더 나은 선택을 제공해 가장 해로운 담배 제품인 궐련에서 유해성분이 현저히 감소된 대체제품으로의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궐련형 전자담배 등장 이후, 일반 담배 판매량은 줄고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빠르게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담배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일반 담배인 궐련 판매량은 14.7억 갑으로 전년 동기 15.3억 갑 대비 3.6%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1.9억 갑으로 전년 동기 1.6억 갑 대비 24.2% 증가했다. 

◇ '쥴 사용 중단' 정부 권고에 웃음짓는 아이코스 

당분간 아이코스에 유리한 시장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정부가 쥴, 릴 베이퍼 등 아이코스의 경쟁제품으로 지목됐던 폐쇄형 액상 전자담배 사용 중단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23일 미국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으로 인한 중증 폐손상 사례 1479건, 사망사례 33건이 발생(10월 15일 기준)함에 대한 후속 조치로 "국내외 폐 손상 및 사망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앞선 사건 이후 사전판매허가를 받지 않은 가향(담배향 제외)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할 계획임을 발표한 바 있다.  

아울러 쥴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담배 세율에 대한 연구 용역을 진행중이라고 밝히면서, 이 결과가 12월 완료되는 대로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신종 액상형 전자담배의 세율 조정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세율 인상이 결정될 경우, 쥴의 가격 경쟁력도 현재보다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쥴의 이중고에 아이코스 3 듀오가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미디어 공개 자리에서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증기는 일반담배 연기보다 적은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 △독성 화학물질 수준이 일반담배 연기보다 낮은 수준 등 아이코스에 대한 미국 FDA 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했다. 이는 자사 제품 홍보와 더불어 미국에서 배척 당하는 쥴에 대한 견제로도 비친다. 

이에 대해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저희에게 (반사이익에 대한) 분석 자료는 없다"면서도 "액상형 전자담배가 올해 시판되면서 소비자 반응이 있던 건 사실이다. 다만 이번 정부 조치가 제품 인기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코스 3 듀오는 23일부터 사전예약주문에 들어간다. 가격은 13만원이며 특별 구매 코드 사용시 9만9000원에 살 수 있다. 13만원에 사면 '호갱' 된다는 뜻이다. 릴 견제도 들어간다. 아이코스는 기기 이용 월 정액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한 달 사용료는 9100원이다. 구매가 망설여지는 사람을 위해서는 14일간 기기 대여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물 들어온 김에 노 젓겠다는 의지가 확실히 엿보인다. 

신제품 아이코스 3 듀오. /사진=박지호 기자
신제품 아이코스 3 듀오. / 사진=박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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