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한미·동아·CJ 등 영업 활발···“아직은 혼란” 향후 결과 주목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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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제약사들이 지난달 판매 중지된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품목에 대한 영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대웅제약과 일동제약 품목이 발암물질이 포함된 의약품으로 결론 나 판매중지된 상태에서 이 제약사들은 자사 제품은 환자들이 복용하기에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하순 위궤양 치료제나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주원료로 사용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대해 판매중지와 회수를 결정한 지 한 달여의 시간이 경과됐다.

발암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를 포함한 라니티딘 성분 품목을 갖고 있던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이 수백억원대 피해를 입은 가운데, 상당수 업체가 관련 시장 진입을 추진해 왔다. 상위권 제약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적극 동참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전날인 21일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적극적으로 발암물질과 선을 긋고 나선 보령제약이 눈길을 끈다. 보령은 “식약처가 권고한 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 분석(LC-MS/MS)뿐 아니라 가스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GC-MS/MS)을 통해서도 스토가에서 NDMA가 불검출됐다”고 강조했다. 

보령제약 스토가 성분은 라푸티딘이다. 이 성분은 H2수용체 길항제 계열 약물이다. 니자티딘·시메티딘·파모티딘 등과 함께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성분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에만 유비스트 기준으로 115억여 원 매출을 달성한 품목이다.     

보령제약은 라니티딘 사태가 발생하자 공격적으로 스토가 영업 활동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스토가가 안전하고 좋은 품목이라는 점을 의사와 환자들에게 홍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한미파모티딘과 에소메졸 2개 제품을 라니티딘 대체 품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미파모티딘은 품목명에서 알 수 있듯이 H2수용체 길항제 계열 파모티딘이 주성분이다. 에소메졸 성분명은 에스오메프라졸스트론튬사수화물이다. 이 성분은 라니티딘 대체제로 H2수용체 길항제와 두 축을 이루는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에 속한다.

한미약품은 다른 의약품과 병용 처방할 경우에는 한미파모티딘을 추천한다. 반면 소화기질환을 치료하는 경우 에소메졸을 추천하는 영업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미는 2개 품목 실적은 두고 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동아ST도 동아가스터정과 스티렌 2개 품목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파모티딘 성분의 동아가스터정은 위·십이지장궤양, 역류성식도염, 소화성궤양·급성스트레스성궤양·출혈성위염에 의한 상부소화관출혈, 졸링거-엘리슨증후군 등 치료와 급성위염과 만성위염 급성악화기 위점막 병변 개선에 효과가 있다. 최근 이 품목이 주목받는 것은 일동제약과 진행하는 코프로모션 때문이다. 동아와 일동의 코프로모션은 일동의 제의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염 치료제인 스티렌의 성분명은 ‘애엽95%에탄올연조엑스’다. 동아ST 관계자는 “기존과 같이 스티렌은 오리지널 품목이라는 장점과 근거를 중심으로 한 디테일을 바탕으로 영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CJ헬스케어의 경우 H2수용체 길항제나 PPI 계열이 아닌 제3의 라니티딘 대체제인 P-CAB 계열 신약인 ‘케이캡’ 영업에 주력한다. 유비스트 기준으로 케이캡은 지난 9월 27억여 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는 등 출시 이후 처방액이 153억여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CJ헬스케어는 케이캡 매출에서 라니티딘 이슈가 반영된 수치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라니티딘 이슈가 호재인 것은 맞지만 케이캡 매출은 신약 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우리 제품은 안전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라니티딘 판매중지 후 한 달여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는 ‘혼란스럽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며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의 노력이 활발해 향후 그 결과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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