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올 3분기 HE 영업익 20% 하락 전망···손실 폭 줄였지만 감소세 여전
삼성전자, 공정위 제소로 맞수 ···TV 마케팅 격전 확전 양상
시장 위축 속 가격 경쟁 지속 전망

서울시 중구 소재 LG베스트샵에 전시된 TV모델. 하단이 LG OLED TV. / 사진=윤시지 기자
서울시 중구 소재 LG베스트샵에 전시된 TV모델. 하단이 LG OLED TV. / 사진=윤시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공방이 자존심 다툼으로 번진 가운데 양사 TV 수익마저 쪼그라들 전망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스포츠 호재 이후 위축된 올해 TV 시장이 양사의 공방에 불을 붙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하반기 성수기 호재에도 양사의 가격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익성에 타격이 예상된다. 

22일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LG전자 HE 사업부문의 올 3분기 매출은 약 3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3조7111억원) 대비 약 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매출 감소세를 보이던 중 반가운 전망이나, 수익성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올 3분기 HE사업부가 2500억~27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년 동기 실적(3251억원) 대비 2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고, 환율 호재를 통해 영업이익 반 토막 났던 직전 분기(2056억원)보다 손실 폭은 줄였다는 평가다.

특히 TV 시장 수요 회복의 신호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HE 사업부 실적이 개선되긴 했지만 비용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TV 시장 수요가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장 1위인 삼성전자 TV 사업 역시 역시 올 3분기 실적은 개선되지만 회복 효과가 예년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선 삼성전자가 올 3분기 CE 부문에서 매출 11조원대, 영업익 6000억원대 안팎의 실적을 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비수기 영향으로 실적 하락 폭이 컸던 직전 분기 대비 매출(11조700억원)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7100억원)은 소폭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TV 사업에서 가격 및 영업 경쟁이 심화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SK증권은 올 3분기 VD사업부의 영업이익을 직전 분기 대비 4% 감소한 4050억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전망은 두 달 넘도록 지속되는 양사의 TV 공방전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지난달 초 독일 가전박람회(IFA 2019)서 LG전자의 선공으로 시작된 TV 공방은 최근 삼성전자의 강수로 확전 양상에 접어들었다. 그간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17일 기술설명회를 열고 LG전자의 주장에 적극 반박한 데 이어, 지난 18일 LG전자의 OLED TV 광고 등을 근거 없는 비방을 계속해 공정경쟁을 해치는 위법행위라며 공정위에 신고하는 강수를 뒀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최근 공개한 광고에서 근거 없이 QLED TV에 블랙 표현이 정확하지 않고 컬러가 과장될 수 있다고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또 LG전자가 'FELD', 'ULED', 'QLED', 'KLED'라는 명칭을 열거한 부분을 들어 욕설을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했다. 이는 LG전자가 삼성 QLED TV를 공정위에 신고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이다.

휴전 양상을 보이던 양사의 TV 전쟁은 다시금 불 붙은 모양새가 됐다. 업계선 양사의 공방을 두고 각박한 TV 시황이 발단이 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TV 시장이 금액 기준 전년(1155억달러) 대비 8% 감소한 1062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판매량은 전년(2억2136만대) 보다 약 0.5% 줄어든 2억2035만대고, 향후 4년까지도 시장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 TV 제조사가 저가 공세를 앞세워 보폭을 넓히면서 양사 모두 가격 경쟁 압박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QLED TV, LG전자는 OLED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 수요층을 노리는 까닭에 양사의 제품 공방은 보다 가열될 수밖에 없다. 양사 모두 올 하반기 가격 및 영업 경쟁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LG디스플레이가 TV용 OLED 패널 물량 생산능력을 확대하면서 LG전자 역시 OLED TV 가격을 낮출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8.5세대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을 지난 8월부터 시작했으며 올 4분기부터 물량 확대 효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업계선 내년이 양사 TV 시장 전략을 좌우할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포츠 이벤트가 없는 해임을 감안해도 시장 예상보다 프리미엄 TV 수요 성장이 다소 느린 상황"이라며 "양사 모두 올해가 아니 내년도 수요 회복 여부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양사 사업 및 투자 전략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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