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이어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업체도 '디젤 프리' 선언
미세먼지 원인 지목되고 각종 사고 이어지며 소비자 신차 선택지에서 외면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전 세계적으로 연비 및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대세를 굳혀가고 있다. 자연스레 디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자 완성차 및 모빌리티 기업들은 공급을 줄이고 나섰다.

22일 현재까지 발표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차·쌍용차·한국GM·르노삼성)가 판매한 승용차 중 디젤 모델은 25만4342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6.4% 감소한 수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디젤차 점유율은 하락세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2015년 유럽의 디젤차 점유율은 52%에 달했다.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디젤차 점유율은 지난해 36%로 떨어졌다.

디젤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현상을 두고 업계에선 크게 두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디젤차가 뿜어내는 질소산화물이 미세먼지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디젤차 퇴출 움직임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해외에선 이미 운행금지 등 디젤차 퇴출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파리시는 대기 질을 개선하고 미세먼지 오염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해 노후 디젤차량의 주중 운행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2006년 1월 1일 이전 생산된 디젤 승용차 및 화물차의 경우 주중(오전 8시∼오후 8시) 운행이 금지된다.

또 다른 이유는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등 디젤 차량과 관련된 각종 논란들이 불거지면서 디젤차가 소비자들의 선택지에서 멀어졌다는 점이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2015년 배출가스 제어 프로그램을 조작해 인증을 받을 때에만 배출가스의 양을 적게 나오도록 설정했다. 당시 폴크스바겐은 1070만대에 달하는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혐의를 시인했다. 이후 아우디 등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 역시 디젤게이트에 휘말리며 자연스레 소비자들로 하여금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디젤차량 생산 중단을 선언하는 자동차 브랜드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 일본차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움직이고 있다.

닛산은 디젤엔진 개발을 중단키로 결정했고, 토요타는 유럽 디젤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했다. 스즈키도 유럽 판매를 중단했다. 여기에 혼다 역시 디젤엔진 신규 개발을 중단하고, 영국 공장을 폐쇄하는 2021년까지 디젤차의 유럽 판매를 차례로 종료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업체들도 ‘디젤 프리’를 선언하고 있다. 쏘카와 타다는 각각 신규 서비스에서 디젤차를 배제하고 신차 구매 시 디젤차를 제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디젤 승용차를 구매하는 것을 꺼리고 있고, 정부 규제 등으로 제작사들도 디젤차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 향후에도 디젤차가 줄어드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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