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이러다 모두 죽는다”···유통산업발전법 딜레마
  • 유재철 기자(yjc@sisajournal-e.com)
  • 승인 2019.10.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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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오프라인 유통업계 소비 부진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시각 달라져
대형마트 1위 이마트는 최근 사상 첫 분기 적자에 이어 '대표이사' 교체 초강수
"규제 강화가 경제활성화에 독 될수도" 지적도 나와···골목상권 침해논란 당분간 계속 될 듯
/이미지=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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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대한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 정부와 국회 등에서 법 개정과 관련한 지속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유통업계는 중소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만 최근 소비부진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정치권과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인위적 개입이 오히려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 100여개 중소상공인단체는 지난 15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중소기업중앙회 유통산업위원회와 공동으로 ‘대·중소상인 공생을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정책토론회’를 열고 유통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입을 막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신세계, 롯데, GS 등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면서 “규제의 빈틈을 노리고 복합쇼핑몰, 가맹점 형태의 제조자 자체브랜드(PB) 상품매장 등 신종 업태로 골목상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촉구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골자는 출점단계에서 출점 후 사후관리까지 대략 네 가지다. 이 중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현재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적용되는 의무휴업일을 ‘모든 대규모 점포와 준대규모 점포’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이 안은 정치권과 산업계 안팎에서 소상공인들의 입장에 공감하는 기류가 흘렀지만, 최근 분위기가 조금 바뀌고 있다. 국내 쇼핑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유통 대기업들이 실적 부진에 시달리면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대한 시각이 이전과 달라진 것이다. 실제 국내 대형마트 중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도 온라인의 거센 파도에 허우적대고 있다. 최근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잦아진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이다”고 말했다.

지역상인과 상생을 위한 유통 대기업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이마트는 최근 악재가 겹친 인삼농가를 돕기 위해 팔을 걷었다. 지난 17일부터 일주일간 국산 가을 햇인삼 1팩(680g)을 기존가의 반값 수준인 2만9900원에 내놓았다. 물량도 역대 행사 물량(22톤) 중 최대 규모다. 홈플러스는 식품·생활용품·가전 등 전 상품군에서 '중소기업 우수 상품 공모'를 실시해 상품 판매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규제를 더욱 촘촘이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경제활성화에 오히려 저해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살리는 건 결국 소상공인이 중소기업이 되고,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는 경제를 만드는 것”이라며 “많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해 많은 사람을 고용하고, 그래서 다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활약할 수 있는 파생시장들 틈새시장들이 활성화되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이 “경제란 복잡한 유기체이기 때문에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고 뭐든지 무조건 틀 속에 넣어 보호하고 규제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중소상공인의 요구와 정부와 여당의 정책기조가 더해져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신세계 프라퍼티가 창원 스타필드 건립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로 뭇매를 맞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입지형을 추구하는 오프라인 매장은 지역상권과 마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물론 골목상권은 지켜야 하는 게 맞지만 너무 한쪽 입장만 듣다간 (오프라인 업계가) 다같이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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