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홍대·합정 등 SNS에서 인기 있는 상권 임대료 꾸준히 올라···수요 많을수록 1인 자영업자 타격 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올라가는 임대료에 폐업하거나, 문을 닫거나, 영업을 잠정 중단을 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세를 얻은 가게일 경우 임대자들이 임대료를 더 올리거나, 임대 기간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내쫓는 사례들이 생겨나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 마포구 합정역에 위치한 유명 빵집인 A사는 내년에 문을 닫는다. A사 사장이자 셰프인 김 아무개씨는 “건물주가 내년 월 임대료를 또 올려달라고 해서 임대 기간만 채우고 영업을 종료하려고 한다”며 “홍대 상권이 뜬 지 꽤 됐지만 월세가 여전히 너무 비싸다. 1년 새 임대료가 15% 가까이 급격하게 올랐다”고 토로했다.

A사는 “서울 외곽에서 홍대 지역으로 매장을 옮겨온 지 1년이 넘었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나고 고정 고객들이 있었기 때문에 도심에 있는 상권에서 장사를 해도 흑자가 날 줄 알았다”며 “하지만 비싼 임대료 탓에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다른 유명 디저트 가게도 지난해 영업을 종료했다. 장사가 잘되자 건물 주인인 임대인 측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임대료를 제시했다. 재계약을 하지 않으려 하자 임대인은 주인 허락 없이 상가 인테리어를 했다며 복구 비용을 요구했다고 디저트 가게 측은 주장했다. 현재 임대인과 디저트 가게는 서로 소송 중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임대료가 자신의 목줄을 조여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인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이 큰 와중에 임대료까지 올랐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SNS에서 유명한 가게일수록 임대인이 임대료를 급격하게 올려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감정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 1~2분기 지역별로 비교해 평균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은 광화문과 을지로 지역이다. 광화문 지역은 평당 10만8900원 꼴로 거래되고 있었다. SNS에서 ‘힙지로’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을지로도 1분기 평당 평균 임대료 10만1310원을 기록하며 높은 몸값을 자랑했다.

SNS에서 인기가 많은 식당·디저트 가게·빵집이 몰려 있는 홍대‧합정 지역의 평균 임대료는 평당 5만7750원이다. 2분기 평균 임대료는 평당 5만8080원으로 소폭 올랐다. 홍대‧합정 지역은 지난해 1~4분기부터 평당 5만원 후반대 평균 임대료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강남구 도산대로, 신사역의 평당 평균 임대료는 6만3600원이었다.

전문가들은 SNS에서 인기를 끄는 상권은 대부분 주목받는 신흥 상권이어서 고객들이 몰리는 만큼 몸값도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유력 상권으로 몰려든 소상공인, 1인 자영업자들이 오르는 임대료에 직격타를 맞는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일례로 홍대놀이터 앞 6층 건물상가 시세는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3500만원 정도로 거래되고 있다”라며 “특히 홍대·합정·망원 지역은 SNS에서 유명해진 1인 자영업자들이 많이 몰려 임대료가 높게 책정됐고 소폭 변동만 있을 뿐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롭게 ‘~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상권들이 SNS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 이 경우 임대료가 오르는 것은 당연한 순리여서 중심 상권에 있는 소상공인이나 1인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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