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 기준 예대율 111.14%, 상위 10개사 중 유일하게 110% 이상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고금리대출 비중 84.6%···가중치도 ‘부담’

OK저축은행/사진=연합뉴스
OK저축은행/사진=연합뉴스

SBI저축은행과 함께 저축은행 업계 상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OK저축은행이 내년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예대율 규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 규제로 인해 대출 등 일부 영업에 제재를 받게 되면 1등과의 격차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OK저축은행은 주요 저축은행들 중 예금 대비 대출의 비중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특히 예대율 산출시 가중치가 부과되는 금리 20% 이상 고금리 대출의 비중도 높아 기준치 이하로 예대율을 조정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과 몸집 불리기로 SBI저축은행 추격에 힘을 쏟고 있다. 6월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6조13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4057억원) 대비 1조6079억원이나 증가했다. 증가율은 36.50%로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의 자산 증가율 22.56%보다 13.94%포인트나 높다. 자산 격차도 2조2715억원에서 2조170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약 두배에 달하는 당기순이익 격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신규 캐릭터 ‘읏맨’을 선보이며 대외인지도 강화에 나섰으며 이달에도 새로운 TV광고를 출시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 등록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간편결제 시장으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의 이러한 행보가 내년에 새롭게 도입되는 예대율 규제로 인해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14일 내년부터 110%의 예대율 규제를 저축은행에 도입하는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한 바 있다.

자료=저축은행중앙회/표=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저축은행중앙회/표=이다인 디자이너

저축은행의 예대율은 기본적으로 대출액을 예금액으로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다만 업권 특성상 금리 20%이상 고금리 대출에는 130%의 가중치가 부과돼 고금리 대출이 많은 저축은행은 예대율이 실제 비중보다 높게 산출될 수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예금액과 대출액은 각각 5조2934억원과 5조8831억원이다. 예대율(가중치 제외)은 111.14%로 기준치인 110%를 상회한다. SIB저축은행의 예대율(92.44%)보다는 17.56%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에서 예대율이 110%를 넘는 곳은 OK저축은행이 유일하다. 100%대가 6곳이며 90%대도 3곳이나 된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금리 20% 이상의 고금리대출 비중도 높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OK저축은행의 가계신용 고금리대출 잔액은 1조8174억원에 달한다. 전체 가계신용 중 84.6%에 해당하는 수치며 이는 상위 10개사 중 OSB저축은행(94.9%) 다음 두 번째에 해당한다.

경쟁사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그 비중이 54.1%에 불과하며 그 잔액도 1조1881억원 수준이다. 예대율 관리를 위해 소극적인 대출 영업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OK저축은행에 비해 보다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내년에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110% 규제 도입에 이어 2021년에는 100%의 보다 강화된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예대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예금금리를 높여 수신을 늘리거나 대출 영업을 줄여야 한다”며 “어느쪽이든 은행 이익 측면에서는 손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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